사는이야기/살기

개이득의날

분명히 2015. 6. 3. 21:12

하루의 시작은 좀 꿀꿀했던 날이다.

뭔가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찜찌름한 일관련 통화나 회사메일 한통으로

기분이 좌지우지되는 팔랑개비 인생.


아침부터 메일폭탄을 보고 기분이 시무룩해져서

의욕없이 돌아다니던 날이었습니다.


그러다 발견한 두개의 개이득으로 

텐션이 급상승하고 마는데..




스피닝을 할라면 뚱뚱한 운동화가 필요해요.

내가 운동할때 신는 신발은 엄청 날씬해서 자전거페달에 맞질 않습니다.

나에게는 8년정도 된 헬스용 운동화가 있어요..

근데 이게 정말 신발장 안에서 묵은지가 되었는지

 밑창이 뜯어지고 갈라지고 벌어지고

오~ 생명력을 잃은 나의 신발이여. 

너는 비록 15000원으로 태어났지만 그동안 나에게 몹시나 유용한 존재였다.

이게 널 놓아줄게. 안녕.

이라고 하지만 아직 신발장에서 버리질 못함(괜히 오래된 물건에 애정을 느끼는 타입)





쌔 운동화를 사자.

하지만 나는 용돈도 별로 안남았고 

운동할때 신는 신발따위에 돈쓰는 거를 아까워하는 타입이므로 

어디선가 폭탄세일을 하는 19000원 이하의 신발을 찾도록 합니다.

왜 19000원으로 정했는지는 나도 모름. 왠지 그 정도가 적당하게 느껴짐. 

딱히 요즘 물가를 모른다거나 한 건 아니지만 

어디선가 나를 위한 신발이 나타나줄거라는 믿음이 있었어요




하지만.

쉽게 나타나질 않았어요.

며칠간 나의 속만 태운 19000원이여.




찾았다.

심지어 15900원!

마음에 쏙 들만큼 세련미 넘치는 디자인은 아니지만

뭐 딱히 못생기지는 않았잖아.

너와 함께 스피닝을 하고 싶어. 나의 운동전용 신발이 되어 주겠니.

이제 스피닝을 더 힘차게 할 수 있을 것만 같아.



보라색은 사이즈가 없어서 

괴랄한 핑크+블루를 샀습니다.

그래도

15900원이라니

기쁘게 플라스틱 머니를 긁는다.





기분이 조금 나아졌어요.

하ㅈㅣ만 뭔가 부족하잖아.

나는 이케아를 가고 싶은 건 아니지만 

이케아가 나의 기분을 요람에 태워 달래줄 수 있을 것만 같아.

내비를 찍는다.

부우우우우우~~~~~~~~~~~~~웅.





입.장.


왠지 조카물건이 눈에 자꾸 들어옵니다.

키재기 스티커는 있니 무규.



이런 의자는 어떠니 무규

부로콜리 쿠션은 어때 무규

무규가 뭔지 모르는 사람은 조카는무규 카테고리를 참고하도록 해요.

(거기에도 딱히 설명을 적은 적은 없음)


변기가 필요하니 무규

쾌변하고 있니 무규 

황금똥이니 무규




산다. 무규용 애기옷걸이

(동생의 사주를 받음)



분홍반노랑반으로 샀습니다.

노랑색은 내가 산게 마지막으로 품절되어 왠지 뿌듯했어요.

품절녀이모.

품절남무규





산다. 압축팩.

나는 압축팩이라는 걸 이케아에서 처음 사봤어요

겨울 이불을 집어넣어 보고선 홀딱 반해서 

추가로 더 사기로 했습니다.

마트에는 한개에 8천원이고 막 그래요

근데 사이즈가 한개 밖에 없네요.

작은 거는 품절인가봐요.

이하마는 큰게 좋다고 햇으니 

나랑 바꿀래?(전에 와을때 작은거를 같이 샀었음)




그리고





이날 최고의 개이득.





쇼룸을 영혼없이 구경하고

혼자서 창가 자리에 앉아 연어 샐러드랑 연어스테키를 먹고

(샐러드연어는 너무 짰다! 스테키용 연어는 맛있어서 냉동으로 사왔다!)

소품들을 이것저것 카트에 집어넣고

 계산대로  향하다가

아 먼자 부족해 두리번두리번

뭔가 더 사고 싶어 두리번두리번

반품하자상품 세일코너?????????가 있길래

혹시나 득템의 기회가 있을까 살펴보도록 합니다.





없어요.

전부 나한테 필요없는 것들 뿐이예요




아 그런데!?



아 

그런데!




그 앞에 떡하니 

이런게 있지 않겠어요



어머. 이건 사야해.

나는 티비를 놓을 장이 필요했단 말이야.

아니 필요 없었더라도 어떻게 이걸 안살 수가 있겠어요?



아까 제대로 안봤지

다시 보여준다

가격 복습

우왕ㅋ

개 ㅋ 이 ㅋ 득 ㅋ

이게 뭐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45000원짜리 서랍+레일이 왜 천원인거야!!!!!!!


무조건 일단 담고

 직원에게 물어봅니다.


선카트 후질문

님아 이거 머예요. 어떻게 골라야하는거예여. 왜이케 싸요. 이 가격이 맞나여. 하자품인가여.

'고갱님. 이 상품은 단종예정 상품이며, 여기 적힌대로 세일중임다.갯수맞게 골라 담으시면 돼요 호호호'

오맛.

하자 상품도 아닌데!

반품 상품도 아닌데!



개이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신낰ㅋㅋㅋㅋㅋㅋ

아리아리랑쓰리쓰리랑

어깨춤이 절로나오네




따라~

완성 모습.



2시간동안 조립했다.

새벽 한시까지 작업했다.

밤새고 개피곤한 요녀석 붙잡고 만들었다

드릴이 없어서 손잡이는 못달았다.




이스경.

드릴 좀 빌려줘..




두개 사올걸.



ㅠㅠ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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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이득

꿀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