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밖으로

모알보알 다녀오기_캐녀닝

분명히 2016. 1. 23. 04:23



어머, 저건 가야해!

EBS여행 프로그램을 보고 완전 꽂힌 나와 요녀석은

여름부터 모알보알 주문을 외우기 시작한다.


그리고 다녀왔다

모알보알!

캐녀닝온 크리스마스데이!!




캐녀닝이란 산을 오르내리며 다이빙을 하는 레져스포츠?의 일종이다. 

익스트림이라는 말을 붙이기에는 개인차가 있기 때문에 뭔가 떨떠름하지만

최대 30미터 정도에서 다이빙하는 코스도 있으니까 

그걸 하면 익스트림 스포츠가 되겠지.

세부에는 모알보알이라는 곳에서만( 혹은 다른 곳도 잇는데 내가 모르는 거일수도 있음)

캐녀닝을 할 수 있다고 해서

우리는 그곳에서 크리스마스를 보내기로 했다.


가격은 60불. 미국달러. 환산하니까 72000원 정도. 퍼킹 환율!! 왜 자꾸 오르는거지?





캐녀닝을 하는 업체는 cyan과 기타등등이 있는데 우리는 시안에서 예약했으니 나머지 이름은 모르겠다.

왜 시안으로 선택했느냐가 중요하겠지


가기전에 인터넷으로 알아보니 가격은 비슷했고 코스도 별다를바가 없었는데

시안이라는 업체는 모든 장비를 무료제공했다.

다른 곳은 그런 정보가 명시되어 있지 않았고,

실제로 캐녀닝을 하면 다른 업체 사람들과 코스가 겹치게 되는데


물장화,워터수트,헬멧,구명조끼,엉덩이보호대!!!(이건 진짜 웃긴데 기발하고 중요함, 해보기 전엔 모름ㅋㅋ)

이 모든 장비를 풀착장한 사람은 우리들밖에 없었따.

개인옷에 쪼리를 신고 구명조끼만 입은 업체도 있었고, 대충봐도 낡아빠지고 엉덩이가 찢어진

전혀 보호도 안되고 기능도 없는 걸 입은 곳도 있었다


나중에 들은 얘기지만 가장 크고, 규격화되고 전문화된 업체가 시안이었다.

또다른 한개 업체 빼고는 전부 허가도 없는 야매라고...헐





아침 9시에 숙소로 픽업을 와서 

카와산 폭포로 이동하여 산중턱쯤에 내려 옷을 갈아입고 장비착장을 하고

 간단한 설명과 기념촬영을 하면 11시.

그때부터 시작해서 거의 4~5시쯤 끝이난다.

하루종일 하는거다.




5ㅅㅣ간 내내 산을 내려가고 바위를 걷고 물속을 해치고 뛰어내리고(다이빙)를 하는 것이다

산 위에서 시작해서 내려오는 코스라 별로 힘들진 않는데,

다만

 출발하자마자 첫 미션이 왜 다이빙인건데

왜 다이빙부터 시키는데 쉣!

3미터? 정도밖에 안되는거 같은데도

 존나 겁먹고 박수받고 시루고 다시 시도하고 실패하고 심호흡하고 응원받고 뛰어내리고

관심병사 되어서 겁나 쪽팔리네.(부모님 왜 날 겁쟁이로 낳으셨나요)




















코스 중간중간 다이빙은 계속 나온다. 한 20번 한듯...

나는 그중에...10개도 못했엉. 무서워

일정높이 이상되면 걸어내려가거나 뛰어내리거나 점프지점(높이)을 선택하거나 하게 해준다.

나는 베이직코스 빼고는 다 걸어서 내려옴. 




보통 7~8명 정도가 한 팀인데 

우리는 크리스마스 당일이라그런지 총 16명, 전세계 지구인 축제였다. 

가이드 3명에 가이드의 비서(짐들고 나르는 현지인들)가 3.4명까지 총 20명이상이 움직이니

카와산 통이 된 것 같은 기분

은 개뿔..

가이드들은 우리에게 영어로 코스를 설명해주고(앞으로 뛰어내려라, 도움닫기를 해야한다, 안쪽으로 붙어야 안 미끄러진다 등등)  진행 내내 여러대의 카메라로 촬영을 한다. 

근데 그들이 사진을 너무 열심히 찍어준 나머지, 

이게 기념촬영이 우선인지 체험이 우선인지 헷갈릴 정도여서 쓴웃음이 났다.

분명 이렇게 열심히 촬영을 해주는 게 시안의 장점이자 성공요인중 하나일텐데..나중되면 남는건 사진일텐데.

나중에 받아보니 정말 사진이 많긴 많다. 

게다가 각자 개인 액션캠을 준비해오기도 해서, 진짜 사진 걱정은 안해도 된다.




























주의점: 

진짜 조심해야할 건 안전이나 고생이 아니다. 실제로 해보면 그닥 힘들거나 어려운 레벨이 아니다. 

중요한건 바로 카메라 다.

방수팩이든 고프로든 사람들이 어떤 형ㅌㅐ로든 80%이상 카메라를 갖고 과정을 진행하는데

이게 다이빙하는일이 많다보니

뛰어내리면서 들고있던 카메라를 놓치거나

목에 걸고 있던 카메라가 얼굴을 치거나 하는 경우가 있다.








실제로 우리 팀에서는 총 3번 카메라 분실사고 있었는데

그 마지막 3번째를 장식한 것이 요녀석이었다.

앞에 2명이 카메라를 놓친걸 보고 사실 좀 한심하다고 생각했었는데 오마이갓. 

수심이 가장깊은 곳에서, 그것도 폭포가 있어 물살이 센 곳에서

요녀석이 친구에게 빌린 액션캠을 놓치고 말았다.


카메라가 물에 빠지고 가라앉으면 가이드나 가이드의 비서, 혹은 일행을 따라오던 

전문 다이빙꾼(사실 한가한 현지인들)이 물안경만 낀채 맨몸 잠수를 하여 건져주는데

카메라를 찾을때까지 일행들이 일시정지를 하며 코스를 멈춰야하니 

여간 민폐가 아니다.


처음엔 웃으면서 잠수하여 카메라를 찾아줬던 가이드도

2번째엔 무표정하게 난감한 포즈를 취하더니

우리때에 와서는 완전 정색을 하면서 곤란해했다. 

마침 중간 간식 쉬는 타임이라 카메라를 찾을 시간을 벌어 일행에게 미안함을 덜 수 있었지만.

그건 사실 1할도 안된다.

10~20분을 시도햇지만 카메라는 찾을 수 없었다.

폭포가 세게 내려치고 물살이 바다의 흙을 뒤엎고 날은 흐려서 시야는 좁고 워낙 깊어 오래잠수하지도 못한다.

물에 한번 들어갔던 사람이 나오는 꼴을 보면 미안해서 더 해보세요

라고 말도 못한다.



결국 몇번의 시도를 실패하고

잉여 현지인들에게 상금을 걸고

잠시의 휴식을 끝낸 우리는 코스를 다시 진행할 수 밖에 없었다.

이 부분에서 어이없고 의문스럽고 씁쓸한 포인트가 또 있었는데

마지막 부분에 다시 설명하겠다.




캐녀닝을 끝내면 옷을 갈아입고 간단한 샤워를 끝내고 밥을 먹는다.

호핑투어하면 스킨스쿠버 후 정박한 섬에서 샤워하고 차려진 식사를 하는 그런 형태인데

깨끗한 계곡물에 원없이 샤워했으니 나는 몸만 닦고 옷을 갈아입었다.

웃긴건 샤워용으로 주는 타올도 빅사이즈스포츠타올이라는거다. 

시안이라는 업체는 정말 현대고객들의 니즈를 정확히 파악하고 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퀄리티가 너무 좋잖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심지어 밥도 맛있다. 

보라카이 싸구려 호핑투어때는 정말 한입도 안먹고 음식구걸하는 현지애기들한테 다줬는데

이번엔 내가 걸신들린듯이 다 쳐먹음.




그렇게 일정이 끝나고 개피곤한 몸을 이끌고 숙소에 드랍되면 

캐녀닝은 끝이난다.

돈은 예약할때 완불했으니 따로 더 내는 건 없다. 팁도 없다.

하지만 예약한 후에 취소하면 환불 안해준다. 천재지변이 아닌 이상 절대 불가 노노.

이틀전 취소한 우리 일행도 땅을 치며 아쉬워했다. 돈땜에? 캐녀닝을 못해서? 둘다~



돌아오는 길에 숙소말고 타운에 드랍을 요청하여

편의점에서 맥주를 잔뜩사고 숙소로 돌아와 누워있는데

밤 10시가 넘어 누가 찾아왔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가이드다.

with lost camera!!!!!!!!!!!!!!!!!!!!!!!

세상에...뒤지고 또 뒤져서 찾았단다.

물론 물속에서 빠지면서 카메라과 연결된 홀더들이 분해되어 딱 렌즈와 메모리만 찾은거지만

애써서 찍은 동영상과 사진을 찾는 것이 기뻤다.

포기하고 있었던거라 더 뜻밖이었다.



근데 누가? 어떻게? 왜??


이제 그 의문스럽고 씁쓸한 포인트를 설명할 차례



16명을 끌고간 가이드 3명은 원래는 따로 두팀을 맡아야 하는 사람들이다. 

어떤이유인지는 몰라도 3명이 두팀을 모아서 진행했는데

우리를 픽업하러 온 1명의 대머리가이드와 

다른 팀을 픽업한 2명의 가이드는 소속이 다르거나, 서로 친하지 않은 사이인 듯했다.

시안이라는 업체 아래 개인적으로 운영을 하는 사설업체이거나 

비용이 따로 정산되는 각기의 팀인 듯 했다.

캐녀닝 코스진행은 함께 했지만 처음 두 팀의 가이드가 가져온 장비는 구성은 같지만 전혀 디자인이 달랐고

나한테 맡는 의상이 없었을때 우리 가이드가 다른 차에(픽업을 한팀씩 차로 하니까) 의상이 있을거라고 말했다.

장비가 나뉘어 있는 기준이 없는 것이다.(이 이유는 나만 이해할 수 잇으니 진짜 궁금하면 따로 물어보세요)

옷이 중요한게 아니라,

진짜 포인트는 카메라를 잃어버렸을때다.


카메라를 잃어버리고 여러 여건들 때문에 더이상 찾기가 어려운 것 같은 느낌이 드는 시점에,

우리는 

사람들에게 민폐를 끼치는 것이 싫어서

더이상 카메라를 찾지 않겠다. 스톱해달라. 우리는 포기하겠다

라고 대머리가이드에게 말했다.

사실

 3번의 카메라분실 때마다 다이빙에 적극적이었던건 다른 가이드였기에 

우리는 좀 더 신경을 쓰는 듯이 보이는 그 가이드에게 한번 더 같은 말을 했다.(일부러 한게 아니고 그가와서 못찾아서 아쉽다 어쩌냐 같은 말을 걸었다)

근데 그 가이드는 뭔가 생각하더니 아쉬워하는듯한? 뉘앙스로 블라블라 얘기를 하는거다.

뭐라고? 미안하지만 우리는 굿리스너가 아니기 때문에 

함께 간 다른 한국인이 통역하길 얘는 우리가 상금을 걸면 다른 사람들이 더 찾아봐줄거란다,

우리는 거의 포기상태였지만 뭐 되면 좋고의 심정으로 오케이라고 했다.

그때 그사람이 말한게 2000페소, 약 4만원 정도?

카메라 가격에 비하면 껌값이라고 생각했으니까 오브코스 오케이!땡큐였다.


최근 카메라를 들고오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당연히 잃어버리는 횟수가 늘어나고

 잠수를 하여 카메라를 찾아주고 상금을 따가는 걸 목적으로 

캐녀닝 코스를 따라오는 현지인들이 있는 것이다.

필리핀 현지인에게 2000페소는 어마어마한 돈이다 

세부 도시 사람들이 많아봤자 한달에 8000페소 정도를 번다. 잘버는 사람이 8000.

실제 가이드가 그들에게 얼마를 줄지는 모르지만
상금의 10%만 받아도 하루 일당을 버는 셈이니 당연히 기를 쓰고 잠수를 한다.

나에게 크지 않은 돈이 
 다른 사람에게 큰돈이 되고
그리고 그것이 나에게 보상을 가져다준다면
거절할 이유가 무엇이 있겠는가?

여튼,
캐녀닝이 끝날 즈음 
 그 가이드가 우리에게 와서
아마도 카메라를 찾은 것 같다.
라고 말했다.
아마..아마..
찾았다고?
시발.필리인 사람들의 영어는 알아듣기 어렵다! ㅠㅠ 
게다가 분명하게 이야기하지 않아 뉘앙스로만 아 찾았나보다 다행이다. 땡큐 
우리는 카메라를 받을 숙소이름과 방번호를 알려주었고, 
처음에 우리를 픽업왔던 대머리가이드의 드랍버스를 탔다.

그런데.
ㅋㅋㅋㅋㅋㅋ
버스에서 내리기 전 대머리가이드의 말.
카메라 못찾아서 유감이다. 아깝다. 비싼건데.
뭐 이런 얘기를 하는게 아닌가??????????????
왓???
아니었나..? 아까..잘못들은거?? 
아니야. 니 동료가 찾은거 같다고 하던데? 무슨 말이야? 우리가 잘못 언더스탠드?
라고 말하기엔 우린 너무 푸어 스피커...
그런ㄱㅏ보다 잘못들었나봐 ,,,다시 한숨을 쉬며 숙소로 돌아왔는데



엥?
지금 그 가이드가 우리한테 카메라를 내밀며
찾는데 존나 힘들었다고, 이밤중에 여기까지 온 차비까지 달라며 3000페소를 요구하고 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시발 이거 뭐지?
겁나 황당하지만
우리는 흥정에 약하다.
그리고 관대한 여행자다.
사진을 찾아 기쁜 SNS중독자들이다!!!!!!!!
게다가 여행경비가 많이 남았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땡큐쏘머치를 부르며 3000페소와 카메라렌즈를 바꾸며 방문을 닫았다.
그리고 바로 메모리를 확인하니 올세이브! 올레!!!!!!!!!!!!



추축해본다.
아마
돈독오른 가이드는 우리대머리가이드와 카메라에 관련된 이야기를 전혀 공유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래서 아까 식사할때도 몰래 속삭이듯 이야기한거겠지.
대머리가이드랑은 팀도 다르고 어쩌면 회사도 다르고, 
나혼자 3000페소를 먹으면 나머지 보름은 놀아도 돼!
레천을 100개나 더 시켜먹을 수 있더!!!!!!

라고 생각한거겠지.

그래서 내내
우리가 대머리한테 얘기한걸 다시 물어보고
대머리가 해준얘기랑 또 다른 얘기를 해대고 그랬구나.
참.
씁쓸..했다.



그리고. ..

500페소만 깎을 걸!
너무 호구잡혔어!!!!!!!!!!!!!!!!!!!!!!!!!!!!!!
에잇




하지만.
캐녀닝은 재밌습니다. 녀러분
돈값 그 이상을 하는 체험이었어요
같은 프로그램이 미국에 있다면 아마도 250 그 이상일거라고 확신합니다!!






필리핀 만세~!
모알보알 만세!!
수심 3미터에서도 살아남은 카시오 만세!!!
고작5미터 다이빙 입수충격에 홀더와 렌즈가 분리되는 유리멘탈 카시오 액션캠 엿먹어라! 
(as센터에 부품주문함/일본현지 조달필요/가격미정/최초사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