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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5. 23. 17:51


7년 인생 집돌이로 편하게 살았지.

자고 먹고 티비보고

언제까지 그럴 줄 알았지




커리 병원가는날!


두둥



밥도 잘 먹고

물도 잘 먹고

화장실도 잘 가는 커리.

덕분에 특별히 아프거나 상한데 없이

걱정 없이 잘 살아온 팔자 편한 고양이.


그러나 딱 한가지 걱정되는 것이 있었으니

그거슨 치아.




도도한 척 하지만

알고보면 치석이 가득 낀 충치냥 커리.

입냄새 나는 주제에 다리꼬지마.ㅋ

커리 입에서는 새우깡 냄새가 납니다.




고양이의 수명을 결정짓는 

질병이 두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치주염이고 하나는 신장염이라고 한다.

커리는 양치도 시러하는데다 가끔 

이빨을 보면 치석이랑 썩은니가 보여서

늘 걱정이었다.

커리에게 병원은 멀기만한 곳.

5개월즈음 중성화수술때문에 갔던게 마지막이다.

예방접종이나 특별한 치료나 건강검진 같은걸 받지 않았지만

점점 눈에 보이게 썩어가는 치아 때문에

더 늦기 전에 병원에 가보기로 결정하였다.



그러나 이자식을 어떻게 병원에 데려간담.



평소엔 존재감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조용하고 얌전하지만

케이지에 넣는 게 너무너무 힘든 커리..

집사들의 눈빛이 변하는 걸 엄청난 감각으로 캐치하고는 도망가버린다

일단 케이지에 들어가고 나서도

나라를 잃은 것처럼 서럽게 울어대니

이사할때마다 서로 엄청난 스트레스였다.




그치만 커리,

더 이상 미룰 수 없어.

우리는 가야만 해.


응?(속으로 말했는데도 눈치챔)





케이지를 준비하고 

다정하게 커리~하고 부르면 

뭔가 평소와는 다른 분위기라는 걸 귀신같이 알아채기 때문에

이번에는 아무일도 없는 척 연기를 하였다.

덕분에 완전 마음놓고 있다가 케이지입실 성공!!


당황한 눈빛..


차에서는 여전히 서럽게 울어댔지만 

왠일인지 병원에 도착해서는 얌전히 앉아있었다.


환경이 낯설어서인지 

다른 멍이 냥이들 냄새가 나서 긴장한건지..


스케일링을 하려면 마취를 해야하기 때문에

우선 마취가 가능한지 알아보는 피검사.

안그래도 가느다란 팔뚝이 더 가늘어보이는 커리.

혈관이 잘 안보이고 숨어있어서

오른팔은 실패.

왼팔에 다시 주사바늘을 꼽았다.


병원 예약을 하면서 의사쌤한테 커리는

너무 겁이 많고 막 도망가고 깨물고 발버둥칠거라고 엄포를 놓았었는데

예상외로 너무 얌전하게 잘 있어서

오히려 내가 더 당황했다.

주사바늘이 들어가는데 꿈찔도 안하고 아무소리도 안냈다.


의사선생님이 커리는 너무 착하고 얌전해요.

라고 해서 마치 우리가 커리를 모함한것처럼 되어버려서 민망했다.


배신감..커리..(부들부들)


10분 정도 있다가 피검사 결과가 나오고 

피검사에서 나온 결과들에 대해서 막 설명을 해주셨다.

다행히 신장 췌장, 간 등이 건강한 수치로 나왔다

그리고 커리는 마취가 가능하니 이제 맡기고 가면 

스케일링이 끝나고 마취가 깰때쯤 연락주시겠다고 했다


 근데 커리 입안을 살펴보니 상태가 매우 좋지 않은 것 같다고

어쩌면 발치를 해야할지도 모른다고

마취해서 자세히 상태를 보고 알려주겠다고 하셨다.ㅜㅜ.


두개 점 중에 왼쪽이 크게 나오면 

음성반응이라고 하셨는데

뭔에 음성인지 기억이 안납니다.






아직은 긴장한 상태라서 피검사한 다리에 테이핑을 하고

깔대기를 씌우고 케이지 째로 병실에 넣어두었다.

커리 안녕 하고 돌아서는데 울지도 않고 

가만히 앉아서 긴장하고 있는 모습에

 왠지 마음이 짠하고 좋지 않았다

그치만 병원병실이 커리이동장이 들어가고도 한참 남을 만큼 커서 안심이 되었다.

아주아주 옛날에 장기여행을 갈때

커리를 어떤 병원에 탁묘해놓고 간적있는데

그때는 엄청 캄캄하고 구석진 곳에 좁은 병실들이 모여있어서

 마음이 무척 좋지 않은 기억이 있었기 때문에 이번엔 너무 다행이었다.


이번 동물병원은 엄청 밝고 진료실도 병실 바로 앞에 있고

병실 안에 담요도 깔려있고, 

무엇보다 무척 넓어서 쾌적한 것이 믿음이 갔다.


이따 보자 커리.

선생님 말 잘 들어야해..



.

.

.

.










11시쯤 병원을 나왔는데 12시 반쯤 전화가 왔다.

커리 치아상태가 안좋아서 발치를 세개 했고

이미 썩어서 자연발치가 되어버린 것들도 있었다고

한쪽은 어금니가 한개도 없다고 하셨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커리 미안해...

양치를 싫어한다고 그냥 내버려둬서 미안해...

눈물이 날 거 같았다.




마취깨는데 최대 2시간 정도 걸리니까 천천히 오라고 말씀하셨는데

걱정이 되어갖고 바로 달려갔다.



마취가 서서히 깨고 있는 커리.

눈빛이 뭔가 마취되어 몽롱한 상태인 것 같아서 마음이 눈물이 난다.


의사쌤이 자세히 커리의 상태와 

스케일링 결과를 설명해주시고

앞으로 어떻게 관리를 해야하는지도 알려주셨다.

고양이들은 사료를 씹지 않고 삼켜서 먹는애들도

많아서 치아 갯수는 많이 중요하지 않다고 하셨다 

대신

커리가 자주 토하기도 하는데

사료가 안 맞아서 그럴 수도 있다고 해서

사료도 바꿔볼 예정이다.


커리가

 은근 건강체질이라

마취도 금방 풀리고 쌩쌩해질라고 해서

바로 데려가도 좋다고 하셨다.



예상은 햇지만

기본 스케일링에서

발치에 기타 비용이 추가되어 

처음 계획보다 병원비가 두배나 나왔다.

그치만

의사쌤이랑 간호사쌤의 동물을 다루는 스킬과

보호자들을 대하는 태도, 치료스타일 등이 만족스러워서

병원을 잘 골랐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른 집사 친구들이 추천해준 병원도 있었지만

뭔가 딱 내가 원하는 기준에 맞지 않아서

고민하다가 여기저리 검색해보고 선택한 곳인데 너무 다행이었다.



요기 원장쌤은 구조한 고양이를 세마리나 기르고 있으셔서

고양이에 대한 정보도 많으시고,

얼마나 고양이가 키우기 어려운 가에 대해서도

공감해주셔서 약간 육아커뮤니티 같은 동지의식도 느꼈다.

고양이 전문병원으로 조금 인기있는 것 같은게 

우리가 있을때 강아지환자보다 고양이 환자가 더 많았다.






커리는 집에 와서 잠시 쉬더니

바로 밥을 싹싹 긁어먹었다.


의사 쌤이 

'마취약 좋은거 썼어요..'

하면서 은근히 자랑하셨는데

진짜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커리가 이렇게 빠르게 회복한걸로 봐서는 믿을만한 것 같다.



그리고 왠지 더 가늘어진 팔..

안쓰러워야 하는데 왜 이렇게 웃기게 찍혔는지

볼때마다 너무 비정상 적이라서 

웃겨죽겠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밥을 먹고난 커리는 

너무 빨리 다가온 여름더위에

마룻바닥에 뻗어버렸다.




이제 하루 두번 약 먹일 일만 남았다..

으으..어쩌지..?


캡슐알약을 거부해서

캔사료에 알약가루를 섞어서 줬더니

눈치 못채고 촵촵 잘도 먹는 커리.

메롱.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양치는...앞으로도 쉽지 않겠지만

병원에 다녀오길 너무너무 잘한것 같다.

적어도 1년에 한번씩은 데려가줘야할 것 같다.


커리야 

건강하게 오래오래

같이 행복하자!!!


굿모닝 동물병원 선생님 감사합니다.

나중에 커리랑 또 갈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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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분명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