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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밖으로

봄.남산.




일요일 남산으로 갔다.

라일락이 피었다길래 간건데

젠장 

역시 5월 중순이 되어야 활짝 핀 라일락 향을 맡을 수 있는거다.

다들 뻥쟁이야

여러분 경험을 믿으세요.

그치만

져가는 벚꽃 펴가는 라일락 철쭉 빨간꽃 노란꽃 색색 이름모를 꽃들까지

남산은 아주 봄인걸 완연한 봄봄봄봄봄봄 아 좋아

올해처럼 봄이 길었던 계절은 없었는데

이상하게 올해는

약간 차가운 봄이 계속되고 있다

사람들은 투덜대지만 나는 좋아


회현역에 내리면 바로 앞이 남대문 시장

5번출구로 나오면 시장구경을 할 수 있고

1번 출구로 나오면 내가 좋아하는 정가네김밥집에서 떡볶이랑 모듬김밥을 먹을 수 있지

오늘은 5번 당첨이야.

왜냐면 정가네집은 문여는 시간 닫는 시간이 너무 들쭉날쭉하고 정보가 확실하지 않아서 갔다가 배고프면 안되니까. 

그치만 주인아저씨가 너무 시크하셔서 한번도 대체 이집은 그런거 열고 닫고 좀 제대로 알려주세요 하지는 못하겠어요

사람들이 넘쳐나길래 조금 후미진 골목에서 냉면이랑 칼국수를 먹고


남산으로 출발합니다. 



늘 아래쪽(남쪽)에서 올라가서 명동쪽으로 내려오는 길을 택하는데 

오늘은 반대길을 택했다. 

올라가는 길이 케이블카길이고 가파른 계단이고 라일락이 있다.

내려가는 길이 완만하고 완두콩같은 전기셔틀버스가 다니는 길이다.





꼴목으로 조금만 올라가면 

이런 팻말이 보이고

이제부터 계단이 많아요

오르막길이예요 

땀이나요

웃옷을 벗엉요




계단 올라가

아 날씨 좋다





봄의 난봉꾼 조팝나무

나는 이 꽃이 너무 뾰족뾰족 제멋대로 생겨먹어서

별로인데 요녀석은 이쁘대




성곽길을 따라 간다

멀리 보이는 뾰족 남산타워




뭔가 합성같기도 한 사진

철쭉이 엄청 폈다.

손가락이 조금 같이 찍혔지만

괜찮아


계속 올라



가끔 돌아보면

놓쳤던 풍경이나

새로운 풍경들이 보이는 것이 좋다




백범선생 동산이 나오고 

안중근 의사 동상도 나온다





분수다

시원하다

땀이 날라해서 겉옷도 벗었는데

시원한 분수를 보니 시원하다


양재꽃시장에서도 봤는데

하얀색 방울종닮은 꽃

니 이름이 모니?


노란꽃 빨간꽃 분홍꽃



이름을 알고 싶다

불러주고 싶다


꽃밭을 지나면 본격적으로 산계단을 오르는 길이 나오고

그러면 제대로 가고 있는거다

덥다

하지만 좋다

라일락은 아직이지만

다른 꽃 나무 들이 많다




드디어...


휴일이라 사람들은 엄청 많았고

전통 무예 시범공연은 대성황이었다

사진찍으러 온 사람

연애하러 온 사람

가족소풍 온 사람

회사에서 꼰대가 끌고 온 사람들

다들 봄을 신나하고 있었다.


편의점에 들러

맥주 한캔을 사서 

빨대를 꽂는다

이그래가 자주 하는 방식인데 

요새는 나도 맥주를 조금 먹을 줄 알게 되어서

즐겨하고 있다.

한캔으로 요녀석이랑 나눠 먹으면 되니까.


전기 셔틀버스도

케이블카 만큼이나 사람으로 붐벼서

내려가는 길도 걷기로 한다.


다리는 조금 아프지만

봄이니까 괜찮아

서점으로 가자

책을 고르러 가자



친절한 유맵

회현역에서 길을 건너 골목길로 올라올라간다

내려올땐 경사가 완만한 쪽으로 내려오다가 

소나무숲길을 지나서 

남산체육관에서 504A 버스를 타고 종로로 와서 

영풍문고에 들렀다.

서점 가야되는거만 아니면

아래쪽에 경리단길로 갔을텐데

다음에 오면 경리단으로 올라가서 

라일락 길로 내려와야지





땀도 흘리고

눈은 호강하고

발은 고생하고

참말 재밌었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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