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라카이의 공항은 굉장히 단촐하고 당황스러웠다.
이곳이 세계최고의 바다를 가기 위한 관문이 맞는건가?
마치 시골 시외버스터미널 정도의 규모와 모양새, 딱 그것 같았다.
바깥 풍경도 마찬가지다.
허허벌판에 잠시 머물다 스칠뿐인 관광객들의 눈길을 끌만한 건 없다.
부푼 기대를 안고 온 여행자에게 이런 첫인상을 안겨줘도 되는 것일까.
싶을 정도로 시골동네. 몇개의 수퍼와 식당 정도만이 있을 뿐이다.
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조그마한 낯선 풍경에도 셔터를 눌르며
오각을 다 세워 여행의 기쁨을 만끽하려는
사람들(적어도 나)은 아직 실망보다는 설렘의 눈빛이 가득했다.
호핑투어을 하기 위에 타고 가는 배
선셋세일링을 위한 요트에도 저런 날개가 있는데
저 나무날개 같은 곳에 아무런 안전장치 없이(구명조끼는 입는다)
앉아서 파도를 그대로 느끼며
바닷물에 발을 담그며 바다 한가운데로 나간다.
하루에 수십번 변하는 보라카이라 좋은 일몰을 보기는 쉽지 않았지만
무방비 상태에서 바다여행을 떠나는 기분이
마치 파이이야기 주인공이 된 듯한 느낌이 들기도 했다.
저 날개에 누워서 파도소리를 들으며 하늘을 올려다보면
낙원이 따로 없지
세계 3대 해변 보라카이 화이트비치.
연출된 장면이 아니라
늘 저렇게 아름답다.
선셋세일링을 하는 파란 요트는 매일 저렇게 떠 있다.
사진은 보라카이 도착 첫 날 숙소에 짐을 풀고 나와서
주변산책이나 해볼까 하고 나왔다가 찍은 가장 첫 컷인데,
거짓말 하나도 안보태고
저 바다를 보는 순간
헉 소리가 났다.
소름이 돋았다.
믿을 수가 없었다.
바닷가에는 유료 혹은 무료의 썬베드가 있다.
무료는 보통 호텔이 고객 상대로 서비스 하는 곳이고
유료는 사진처럼 약간 더 고급진 시설로
운영자가 짐도 함께 맡아주니 편하다.
가볍게 호텔 비치타올만 가져나와서
물놀이도 하고 썬베드에 누워서 멍때림도 즐기고
그렇게 하루종일 있으면
세상 부러울 것이 없다.
무엇보다 보라카이에서 가장 즐거웠고 가장 다시 하고 싶은 것이
저 썬베드에 누워있는 것이다.
스노클 하나만 있으면 물놀이 완성.
태양이 뜨거워 튜브엔 오래 타고 있을 수가 없다.ㅋ
바다와 해변 가게들은 요 모랫길을 사이에 두고 있다.
차가 빵빵 거리는 매연가득 길로 튀어 나온 테라스가 아닌
진짜 명품 테라스
수산 시장에서 바로 생선이나 새우, 킹크랩을 사서
바로 앞 가게로 가서 조리비용만 낸다.
화려했던 만찬.
한국에서 먹으면 저게 얼마야...
사실 보라카이에서 먹어도 어마어마한 가격이었지..
안녕 보라카이.
다시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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