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양양으로.
서핑'체험' 다녀왔다.
서핑을 배우고 서핑을 하러 갈려고 했는데 가보니 나같은 개똥체력으론 그냥 체험이 어울리더라..
지인의 지인의 지인의 소개로 초보들에게 매우 적절하다는 양양의 샵으로 출발!
토요일 느즈막히 일어나서 밥먹고 커피먹고 과일도 좀 사고 음..?
완전 휴가시즌오브휴가시즌 이라 어차피 막힐 건데 서둘러봤자여.
하는 마음으로 시동을 건다. 부릉~
시간은 12시가 훌쩍 넘고 1시를 향해 달려가는데..
마음은 이미 바다에 있지만 몸은 강변북로 ㅋㅋ
어머. 근데 이게 뭐야. 하나도 안 막혀.ㅋㅋㅋㅋㅋ
다들 겁먹고 아침나절 출발했나봐.
도착해보니 정말이네. 일찍 도착한 사람이 말하길 오전에 겁내 막혔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쨌거나 5시에 롸잇온타임. 도착.
티맵은 진리여.
김기사고 올레건 파인드라이브건 아무리 니들이 날고 기고 업뎃의 업뎃할애비를 해도
티맵은 못 따라간다.
여러분
티맵 까세요. 두번 까세요.
나. 케티 유저임. 그래도 티맵은 찬양할 수 밖에 없어
됐고.
내가 서핑을 하기 전에 고민한게 있는데요.
그거슨 드레스코드.
친구 한명은
야 니 어차피 막 잘 탈거 아니니까 새로 서핑 옷 사지마요.
또다른 한명은
너의 약한 피부가 쓸리니까 긴거를 입어야 해요. 래시가드필수. 쫄바지는 내꺼 렌탈 하삼.
갈팡질팡 하다가 인터넷으로 급하게 만원짜리 래쉬가드를 사고
친구에게 메이커 쫄바지를 빌려서 입었는데요.
결론은
긴거를 입으세요.
대신 내가 앞으로 서핑을 얼마나 더 하게 될지 모르니까
처음인 사람은 그냥 샵에서 수트를 빌리면 됩니다.
수트 안에는?
내 수영복을 입으면 됩니다. 비키니 원피스 둘다 오케이.
수트는 만원이면 빌립니다. 고민하지 마세요.
괜히 비싼 래시가드며, 서핑쫄바지 사서 통장을 힘들게 하지 말아요.
그래도 혹시나
나는 앞으로도 야외수영장이나 바닷가에도 종종 갈 예정이야.
나는 평소에 래쉬가드가 무척 궁금해왔기 때문에 이 유행의 물줄기를 타고 싶다.라고 하면
딱 맞는거 사세요. 쫙 붙는 거 사세요.
내가 혹시나 모를 불상사를 대비하여, 요즘 무척 뚱뚱한 관계로
인터넷추천사이즈보다 한 사이즈 큰거를 샀는데요.
이게 실제로 두사이즈나 커서 이건 무슨 수영복이 아니고 쓰레기네.
물속에서 말려 올라가니 비키니 다름없고, 패들질하면 소매는 펄럭펄럭.
이건 래쉬가드 아니고 쓰레기입니다.
심지어 비가 오거나 날이 춥거나 하면
래쉬가드는 보온이 안돼요.
수트는 보온돼요.
이 차이가 뭐냐.
여름인데 뭐가 그리 중요하냐 하면.
비싸게 보드빌리고 강습받고 해놓고 네시간 걸려서 양양바다까지 와서는
물에 들어가기 싫어요. 추우니까.
여름이라도 추워요. 비오고 해없고 바람불면 물에 드갔다 나오면 이빨을 딱딱딱.
힘들어서 잠깐 모래밭에 나오면, 다시 들어가기 싫고 빨리 뜨신물로 씻고 방에 눕고 싶어요.
젖은 큰수건을 계속 덮고 있을 수는 없잖아요. 그냥 물피곤이 쓰나미처럼 몰려와요.
따뜻한 우리집 침대에 눕고싶어 진다는겁니다.
저는 후회합니다.
그냥 수트 빌ㄹㅕ 임마.
서핑을 처음해보고, 친구도 없이 혼자가는 사람.들에게는
어떤 샵을 가느냐는 매우 중요한거 같습니다.
는 당연한 소리겠지.
내가 간 샵은 좋았어요.
사람들도 좋구 사람들도 좋구 사람들도 좋아요.
왠지 모르겠지만 뭔지 모르겠지만 여기는 자연스러워.
사람관계에 있어서 정말 중요한게 자연스러움이라고 생각하는데
여기가 딱 그럽니다.
친절하려고 억지로 웃거나 괜한 농담을 던지지도 않고
좀 탄다고 시크하게 허세부리는 사람도 아무도 없으모니다.
혼자 온 사람을 외롭지 않게 같이 앉자, 같이 이야기하자, 같이 먹자라고 권할 줄 알며
그렇다고 해서 안 어울린다고 배척하거나 뒤에서 수군거리지 않아요.
좋으면 좋은대로 싫으면 싫은대로
오거나 가거나 모든 것이 자연스럽게 흘러가고
억지스럽게 분위기를 만들려고 노력하지 않아요.
모두 함께 먹으러 간 막창집에서도 그랬고,
게스트하우스 앞 마당에서도 그랬고,
바다안에서 역시 그래요
따로 또 같이 어울리는 저녁 밤.
각자 가져온 술과 안주, 부족하면 시켜먹기도 하고고
강매 당하기도 하고 ㅋㅋㅋ(이건 가보면 알게됨)
오면 반갑다고 인사해주고
가면 잘가라고 인사해줄 줄 아는
멋진 샵을 만난 건 꽤 행운 아닌가?
덕분에 그곳에 있는 시간이 너무 편하고 즐거울 수 있었다오
해변을 거닐며 잘하나 못하나 지켜보는 구경꾼도 없고,
버글버글 해수욕객도 없는
오로지 서핑만을 위한 스팟.
한가롭고 평화롭고 아름다운 서핑스팟.
우리만을 위한 해변. 촘 짱이지 않냐?
비오고 내가 그날 응? 그날 그날만 아니었어도 좀 더 즐기다 올 수 있었는데 아흑 ㅠ
다들 타러 나가고 보드판떼기가 몇개 안남음.
여러분 헬게이트가 열렸어요.
어서 패들질 하러 가요!
밤에는 안됨.
최고의 호객꾼 롤코
다시 보러 갈게 임마.
내 인생 최고의 개냥이 ㅋ
다시 가고 싶다.
다시 파도 위에서 울렁거리고 싶다.
다시 겁내 패들질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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