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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밖으로

엄마랑 데이트

조카를 봐줘야 한다고

동생집 반찬해줘야 한다고 안된다고 하는 엄마한테 말했다.

엄마가 계속 그렇게 다른 사람을 위한 선택을 하면서 살면

결국 영원히 억울한 인생밖에 안될거야

 지금 아니면 안되는 것들이 있어.

그런걸 놓치는 건 너무 어리석은 생각인것 같아.


결국 엄마는 서울로 올라왔고,

나는 난생처음 엄마와 단둘이 여행을 가게 되었다.


고단했던 엄마의 50년 인생 처음으로

아빠 없이, 어떠한 준비물도 없이

몸만 훌훌 떠나는

그렇게 가보고 싶어했던

친구들은 다 가봤는데 혼자만 못가봤다고 서운해 했던 

남이섬, 가을 단풍 여행.






남이섬은 은행이 한창일때도 이쁘지만 

이렇게 은행잎 카페트도 멋지다.

사실 분위기를 위해 다른 곳에서 은행잎을 추가로 공수해와서

일부러 깔아놓는다고 한다




달리기.





소녀같은 마미 핸드폰으로 사진 확인중





쩜뿌








이번 여행의 중요 포인트 중에 하나가

절대 직접 해먹지 않는다였따.

엄마 손에 물한방울 안 묻히고 

무조건 좋은걸로 비싼걸로 메뉴를 정했다.

첫날 브런치를 먹으러 가서는

괜히 두명이서 세개를 시키며 과한 사치를 부렸다.

물론 남은 피자를 기어이 포장해서 (입맛에 안맞았음)

다음날 아침 펜션에서 먹겠다는 엄마였지만..





자연스러운 미소를 강요받은 마미.

하루도 걱정이 마를날이 없는

걱정여사 엄마는 자연스럽게 웃는 것이 서투르다.

 렌즈를 향해 웃는 것이 어색하다고 했다.





저녁을 뭘 먹어야 할까 한참 고민을 하다

산 깊은 곳에 있는 산장식당을 찾았다.

긴가민가 하면서  찾아간 곳인데 분위기가 너무 마음에 들어서

기분이 째질듯 기뻤다.

모닥불 속에서 군 고구마 만들기

왠지 흥이난 우리.

나야 미사리 봉쥬르 같은 교외카페를 여러번 가봤지만

엄마한테 이런 곳은 처음일거라 ,

이런 곳을 보여주게 되어 마음이 너무 기뻤다.




튼튼한 그네

곳곳에 신경쓴 흔적이 많은 가게라서 좋았다.

오리백숙도 맛있었고

직원들도 친절하고 깨끗하고 분위기까지 백점!!

특이 좌석이 테이블이 아니라

이렇게 방갈로 식 독채로 되어 있어서

오붓한 시간 가능!!




첫 일정으로 선택했던 제이드가든은 생각보다 실망스러웠다.

홈페이지 사진에서 나왔던 유럽식 건물은

입구에 딱 하나 뿐이어서

유럽의 우아하고 이색적인 정원 느낌은 전혀 없었다.

이미 단풍은 거의 다 져버렸고, 

정원 테마도 꽃을 위주로 한 곳이 많아서

여기는 봄에 오는 것이 더 좋을 것 같다.

생각보다 시시해서 금방 내려왓다.

왠지 억울햇다.

엄마한테 진짜 이쁜 유럽식 정원을 보여주고 싶었는데





하지만

셀카봉은 너무 좋다



엄마도 셀카봉에 반해서

여행이 끝나고 결국 내꺼를  집에 가지고 갔다.





입구에 요 건물 딱 한개 뿐..






시키는대로 잘 하는 마미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빨간옷이 사진에 잘 나온다며 빌려 입은 마미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셀카봉 없었으면 어쩔뻔..





시즌이 시즌인지라 남이섬 근처 펜션들은

전부 예약이 차있었고, 

적당한 숙소 찾기가 너무 어려웠다.


겨우 찾은 숙소가..

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얀색은 불끄면 야광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엄마와의 좋은 밤이었음 ㅋㅋ






남이섬에서만 볼 수 있는

눈사람빵.

일찍 오느라 배고플까봐 샀는데

별로 맛은 없다.

나는 단팥이 싫어요.

하지만 귀여움




우리엄마는 뜀박질을 잘한다.

체육을 잘하는 학생이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수십번 뛰고는 지쳐서 쓰러짐

ㅋㅋㅋㅋ 

그래도 남이섬에 왔으니까 신나서

몇백번을 뛰어도 재밌어하는 마미





제일 유명한건 메타쉐콰이아길이라서

잎이 다 떨어진 은행길은 비교적 한산하다

덕분에 은행카페트에서

단독 샷을 찍을 수도 있다.




은행비 내리기 샷은 왠지 어려웠다.

뭔가 생각만큼 잘 나오지 않음





주말이라 붐빌 것을 예상하고

아침 일찍 들어온 보람이 있다.

9시반에 들어와서 점심때쯤 섬 밖으로 나가려고 배를 기다리는데

들어오는 사람들이 어마어마했다.

들어가는 배탈려고 줄서있는 것만 500미터가 넘었고

주차장으로 들어오려고 도로위에 서있는 차만 2키로는 족히 넘은것 같다.

줄서서 기다리는 사람들을 보여

엄마랑 나랑 묘하게 기분이 뿌듯해져서

 승자의 미소를 짓고 어깨 당당하게 그들과 반대방향으로 걸엇다

이미 가진자의 여유.랄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도 처음 타보는 레일바이크

강촌<->김유정 역 구간이 인기라는데 이미 매진이라

경강역 구간을 예매했다

당일날은 그 마저도 없어서

예약 안하고 온 사람들은 두시간씩 기다려야했다.


왕복 45분 정도 걸리는 구간.

벗꽃이 잔뜩 필때 오면 엄청 멋질 것 같았다

강을 따라 찻길이랑 나란히 가는 구간에서는

또 한번 꽉막혀서 멈춰있는 차들을 보면서

은근 어깨가 으쓱해졌다.

특히 강위 다리를 건너는 건 경강역에서만 가능한데 쫌 멋짐.





마무리는

춘천으로 와서 산더덕닭갈비를 먹는다.

일찍 돌아가자는 엄마를 만류하며

기어이 춘천으로 차를 몰았다.

이건 꼭 먹어야 해.


엄마는 양배추만 가득한 닭갈비만 먹어봤다며 신기해했다

역시 이곳은 진리여..ㅋㅋ



돌아오는 차안에서 얘기도 하고

노래도 부르고

차는 막혔지만 네시간이 지루하지 않다.

피곤하지도 않았다.


엄마의 이번 여행이 

기억에 깊이 남는 즐거운 추억이 되길

그렇지만 이왕이면

 앞으로 이보다 더 많은 좋은 여행을 하게 되어

인생의 많은 여행 중에 하나인 것이 되길 바란다.




물론

당연히

나도 대단히 즐거웠다.



2014.11월 7일.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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