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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살기

나의 자전거

1.라이딩의 시작

 

5년 전 즈음 중고로 자전거를 한대 샀다

 

중고나라에 올라온 매물을 에누리 없이 11만원에

(소심해서 깎아달라 말 못함)

 

자전거 열풍이 슬슬 불어올라할때쯤 이었지.

당시 집은 가로수길이라 주로 잠원-반포지구를 이용했다.

 

 

2. 흑역사

 

나의 자전거는 흔하지 않는 아무도 알아보지도 알아주지도 않는 반카시아

그래서 내가 부르는 이름은 반키

신사동에 사는 동안 뻔질나게 타고 나녔다

회사도 한동네라 출퇴근부터 한강라이딩에 뉴코아장보기 까지.

아주 뽕을 뽑을 정도로 타고 다니던 그 어느날!

 

출근하려고 나왔는데

안장이 없더라.

안장 기둥까지 통째로 뽑아간 동네 개새끼....

눈물을 머금고 몇만원을 들여 새 안장을 꽂아 박았다.

 

드문 자전거라 규격이 맞는 다른 메이커 안장으로다가 착.

이번엔 쉽게 못 빼가는 구조의 조임나사로다가 후훗.

 

다음날

나의 쌔삥까번쩍 안장을 누군가 칼로 확 찢어놓았다.

분명 그 안장 도둑 새끼겠지

낄낄거리며 범죄현장을 다시 찾았다가

어허 이것봐라. 하면서 한번더 엿을 준거겠지

 

그래서

결국

돈을

써서

안장커버를 샀읍니다.

ㅠㅠ

 

 

 

3. 긴 휴식

 

이사온 광흥창역은 매우 훌륭한 동네여.

냄새는 좀 나지만 쭉 뻗은 강북라인과 

서강대교만 건너면 드넓은 여의도한강지구까지

자전거타기에 매우 적합해서 자주 나갈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1층에 마땅한 자전거 주차공간이 없고(우리집 3층),

심지어 회사때문에 밤에만 타야하는데 

사는 전조등마다 시원찮은 밝기에다, 

비포장 도로에서 꿀렁 한번만 하면 툭 튀어 나가는 휙 돌아가는 너.

나의 반키는 점점 문앞을 지키는 천하대장군이 되어간다..

그곳에서 마지막 2년은 거의 타지 못했다.

 

 

4. 반키의 부활

 

망원동.

아 성스럽고 아름다운 동네여!!

 

오래되어 살짝 삐걱거리기도 하고 

유행에 뒤쳐지는 스타일이라 새 장구를 마련하고 싶은 마음도 든다.

겁내 허세떨며 간지를 줄줄 흘리며 동네를 활보하면 

자존감이 +10 될거 같으다.

 

하지만 구관이명관 내지갑은개털.

 

 

반키에 바람을 넣고 

새 안장커버를 사고(원래꺼는 엄마줬음)

전조등까지 튼튼한 놈으로 구비했다.

그리고 출발!!!!!!!!

신난다 신난다

망원-난지라인은 탁트인 시야에 상콤한 풀냄새 적절한 붐빔으로 자장구 타기에 매우매우 적합한 것이다.

특히 난지공원의 넓은 잔디밭은 짱이여.

 

손발이 오글거리지만

자장구는 자유다.

자장구 드라이브는 홀리스틱 프리덤이다.

씽씽 바람 가르며 달릴때, 마음에 드는 음악이 나올때, 눈알이 정화되는 풍경이 펼쳐지면

삼박자 쌈바 필이 충만해진다.

 

자장구 때문에 

오늘밤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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