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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살기

향기나는 좋은집을 위한 뻘짓_왁스타블렛

​망손.(망원동 큰손 아님)

파괴의신

유카소.

나의 작품세계를 이해 못하는 속세의 어리석은 대중이 나에게 붙인 이름.

노네 그렇게 나 무시하다가는 큰코 다친다?



왁스타블렛을 만들어보겠어요.

이것을 만드는 이유는 

원래 향초를 좋아하는데>비싸서 직접 만들었는데>고양이한테 초가 안좋다는 이야기를 듣고 포기>타블렛선물을 받았는데 향이 좋음>직접 만들기로 함

입니다.


남의 집에 들어갔을때 은은하게 어떤 주도적인 향이 공간을 감싸고 있으면

인테리어가 별로라도 그 집이나 안에 살고 있는 사람에 대한 인상이 좋아진다.

근데 집의 향기를 만들기란 쉬운 게 아닌 것 같다.

방향효과를 주려고 꽤 많은 노력을 해봤지만 어느 하나 효과적인게 없었다.

+향 좋은 섬유유연제를 쓴 빨래를 매일해서 널기>빨래가 마르면 효과없음/ 빨래를 매일 할 수 없음

+베이킹소다에 향오일을 떨어뜨려 집 구석구석 놓기>소다가 가루형태라서 보관 어려움/발향이 잘 안되고 금방날라감

+시판 방향제 뿌리기>언발에 오줌누기

+디퓨져 곳곳에 놓기>스틱 교체를 자주 해주어야 하고 많은 양을 곳곳에 놓아야하므로 비쌈

+EM 곳곳에 뿌리기(나쁜냄새 제거용도)>제거만 되고 좋은 향이 나진 않음

+향초피우기>고양이한테 안좋고 환기를 자주 해야하므로 여름 겨울에 불가


아아...

일반 가정집에는 어려운 것일까

매일 매일 향기에만 집중해서 뿌리고 담그고 피우고 다 해야만 겨우 좋은 향이나는 집이 될 수 있는걸까.




왁스타블렛은 향초를 만드는 것과 다를 바 없고

같은 재료를 심지만 빼고 굳이는 것이다.

물론 모양을 잡아주고 있는 요기가 없기 때문에 

좀더 단단한 왁스를 써야 한다.

비즈왁스(일반 소이왁스보다 2배정도 비쌈)와 일반 왁스를 섞어 쓰거나

필러왁스인가? 하는 타블렛용 왁스를 쓰면 된다고 한다.

나는 일반 왁스가 있어서 비즈왁스를 섞기로 했다 비율은 반반 정도면 되고 비즈가 아까우면 조절하면 됨.

나는 이걸 몰르고 일반왁스로 하면 왜 안될까 하는 마음으로 그냥 도전했다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왁스가 2시간이 지나도록 굳지를 않고 선풍기+에어컨 조합으로 미친듯이 말렸는데

뭐라 그래야하지 물에젖어 흐물해진 비누처럼 되어버려서

급하게 차몰고 방산시장에 다녀왔다.

괜히 섞으라는게 아니었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근데 캔들만들때는 네이쳐왁스 한종류 만으로도 하는데 그때는 어떻게 잘 굳었던 거지...?(의문이다)


과정은 어렵지 않다

1.왁스를 녹인다(전자렌지도 가능하고 중탕도 가능함.나는 돈 없어서 전자렌지에 돌림)

2.온도가 적절해지면 프레그런스 오일을 떨어뜨린다(적정은 10%라고 하는데 더 넣으면 발향이 더 쎄게 나겠지). 오일은 꼭 프레그런스를 쓰도록 한다. 그래야 발향이 된다고 한다. (잘모름)

3.적절한 온도가 되면 몰드에 왁스를 절반정도 붓는다(적절한 온도는 플러스 마이너스 5~10도 해도 크게 상관없는 듯, 귀찮으니까 대충 함/ 온도계는 보통 전용 온도계를 사던데 닦아주고 관리하기 어려움+우리집에 총으로 빵야 쏘면 온도를 알려주는 전자온도계가 있어서 그걸로 함)


나의 비밀병기 총쏘는 전자 온도계


4.3번의 왁스가 투명한 액체에서 허옇게 어느정도 굳어가면 모양내고 싶은 말린 꽃잎이나 나뭇잎이나 잔가지 건과일,기타등등 을 올리고 왁스를 몰드에 채운다.


사실 4번과정없이 3번에서 몰드를 왁스로 꽉 채워도 상관없는데

나는 친구가 이쁘게 만들라고 드라이플라워를 만들어줬기 때문에

아낌없이 팡팡 썼다.

2번을 할대 2/3정도 채워야 3번할때 흔들림없이 이쁜 장식이 되는것 같다.

안그러면 장식들이 왁스속으로 퐁당해서 익사해버림


​저렇게 투명할때 넣으면 익사합니다.

진짜로 저 국화같이 생긴거랑 나뭇잎은 완성작에서는 아예 안보임



​굳어가고 있는 왁스의 모습이 보입니까

나중에 알게된 유칼립투스

이제부터 가장 어려운 '참는시간'

.

.



.

.

.

시간이 지나면 굳은 왁스타블렛이 알아서 몰드에서 떨어져준다

물론 나는 성질이 급해서

선풍기를 미친듯이 쬐고 에어컨 송풍구 앞에 몰드를 갖다대고 해서 

일찍 꺼냈지만

어려분은 그러지 마세요.

참을 수 없는 뒷태가 나오니까요.

나는 선물할 것도 아니고 나혼자 쓸거니까 상관없어. 


물고기 등을 보면

급하게 떼어낸 것과 알아서 잘 굳어서 떨어진 것의 차이가 보인다(맨 왼쪽 위)


제일 위좌측의 나뭇잎 있는거 2차왁스가 너무 굳은 상태에서 부어서 저렇게 된거고

위쪽 중간꺼는 왁스에 플라워들이 익사한 모습

오른쪽 위쪽꺼는 왁스를 너무 꽉차에 부어서 뚱뚱해진 모습

왼쪽 아래는 다행히 익사하지 않은 모습

가운데 중간꺼도 2차 왁스 온도가 너무 낮을때 부었는데다 왁스가 남아서 가장자리에 더 부어서 저렇게 됨

오른쪽 아래쪽이 양과 온도가 적절한 왁스이나 유칼립투스에 왁스를 흘림




참지못하고 떼어버린 가장자리


역시나 언제나 모든일은

커리의 허락이 필요해



꽃을 든 레고

그리고 물고기

나는 전용 몰드를 한개 샀긴 했는데

한번에 여러개를 한꺼번에 다 만들고 싶어서

찬장 속의 안쓰는 실리콘얼음틀을 썼다.

어차피 얼음얼릴때 쓰지도 않는 것들. 말랑말랑해서 딱이었어.



커리야..

못생기게 나왔어..






​재료:

몰드.>실리콘 얼음틀 써도됨

왁스.>비즈+네이쳐 반반(비즈는 비쌈)

온도계>필요하니까 사라

프레그런스오일>다른 오일말고 프레그런스가 필요.그리고 생각보다 많이 필요한데 비쌈..저기 사진속은 20미리짜리인데 택도 없다. 비싸서 나중에 막 아끼게 됨

비이커>전자렌지에 왁스를 담고 돌릴때 썼다.왁스는 녹으면 1/10로 줄어든다

나무젓가락>휘휘젓는용도

컴피타>내가 제대로 하고 있는건지 컨닝용으로 필요

커피>우아하고 여유있게 작업하는 모습을 상상하고 탔지만 마음이 급하고 어영부영하는 와중에 다 식어버림

말린꽃>없어도됨, 다음번엔 색소넣어서 색깔내는게 더 효율적이라는 생각이 듬



이 주머니는 오간디? 오간다?주머니라고 하는데 

이렇게 왁스타블렛을 넣어서 보관하는 용도로 쓴다.

시중에 파는 것중에는 내 맘에 드는 디자인이 없어서(뭐 그리 다양한 종류가 있지도 않음)

그냥 싱크대 음식물쓰레기 담는 배수구망에다 담았다.

왁스타블렛에 맞는 구멍 뽕뽕난 이쁜 주머니 파는 곳 아시는 분?





완성된 것들은 각자의 주머니에 넣어서

방문마다 걸어주었는데

이게 방문을 열때마다 탕탕 치니까 방문에 왁스코팅이 되고 있고

생각보다 좁은 공간에서만 위력을 발휘하여

모든 타블렛들은 침대방안에 집중시켜 걸어두니 

그나마 겨우 향이 나고 있다.

대신 신발장이나 현관쪽에 갇힌 좁은 공간에는 하나만 걸어둬도 향이 잘 나니 

집에 딱 들어섰을때 기분 좋은 인상을 받을 수 있다




만드는 건 어렵지 않지만
효과가 별로 없어서 다음에 또 만들지 모르는 왁스타블렛(남은 재료들을 째려봄)


아아..
향기나는 집의 길은 멀고도 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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