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장 좋아한다
양념 게장 좋아한다.
밥도둑
인지까지는 모르겠으나
암튼 좋아한다
서면 롯떼백화점 뒤쪽에 가면
게장을 무한으로 리필해주는 백반집이 있었는데
2001년 아르바이트를 하던 당시
친구랑 거기 가서
옆테이블에 어머 오빠 이런거 어떻게 먹어
하며
초내숭을 떠는 아가씨와 건달을
크게 비웃으며
아줌마한테 눈치를 받고도
양념게장을 6접시나 리필해서 먹으면서
연신 쪽쪽거리며 살을 빨아제꼈던
나.
양념게장 좋아한다
간장게장은 잘 모르겠다
게딱지에 비벼먹는 맛이 죽인다는데
나는 아직 그게 비리다.
딱 한 번 어느 결혼식 부페에서
친구들이랑 미친듯이 먹은 간장게장 전후로
한번도 나를 만족시켜줄 너는 없었어.
그러던 어느날
맛집 투어를 즐기는
40대 후반의 아저씨(지인)
나름 자부심을 갖고 일산 게장부페를 추천해주셨다.
그분의 컨셉답게
합리적이며 저렴한 가격에 괜찮은 맛.
몇주간 벼르다
요녀석과 일산으로 향했다.
현다이 백화점 킨텍스 점 대각선
이름도 <게장부페>
군더더기 없이 포멀하다.
가게 앞에 딱 공간이 하나 남아있길래
파워드라이빙으로 땋! 주차를 하고 가게 안으로 입장했어
20세 이상 성인분들
9900원 내세요
오
맛있네?
크지는 않아도 살이 통실하고 먹을만한 크기
기본 찬에
간장게장
양념게장
찐게? 삶은게?
암튼 세가지가 나오고
국은 미역국
게장은 인심 야박하지 않게
더달라면 더 주신다.
가끔 게장담은 큰 그릇들고 돌아다니면서
필요한 사람 없는지 살펴보시기도 한다.
간장게장은 짜지 않아 좋다. 비린 것도 적다
양념은 엄청 매콤한데 맛있다.
찐게? 삶은게?는 그저 그렇다. 역시 대게를 쩌야 한다. 으어어어 3월달부터 계속 먹고 싶은 대게.....
먹고 싶다 대게 . 대게야 내게로 와
가위로 반을 잘라
다리를 떼어내고
몸통을 쭉쭉 후릅
다리를 잘근잘근 씹어 쪽쪽
밥먹고
또 쪽쪽
밥 한그릇을 뚝딱 비우고 나면 게장도 딱 알맞게 떨어진다.
그치만 무한 리필인데 리필 안하면 뭔가 손해본 기분이라
좀 더 달라고 한다.
배가 불러서 조금밖에 못 먹겠다 젠장.
싸게 맛있게 통통하게
자~알 먹었다.
손으로 잡고
쭉쭉 빨았던 요녀석의 손에는 비린내가 진동
내 입에도 게 비린내가 진동
커피커피커피커피커피커피
커피가 필요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