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이 사진만 보면
웃음이 난다.
즐거워서라기 보다
씁쓸하고 황당하고 헛헛한..
어이없어서 나는 그런 짧은, 단발마의 웃음
몇년 전 친구의 결혼식날.
ㅋㅋㅋㅋ
아 결혼식이라는 단어랑 너무 안어울리는 이곳은
그 결혼한 친구가,
우리에게 마련해준 숙소였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축하해준 친구들이 고마워서,
노래하고 춤추며 축가불러준 친구들과
뒷풀이 겸해서
결혼 끝나고 하는 그거 뭐지?
피로연? 그거 대신.. 마련해준... 파티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부푼 기대를 안고
단체 사진을 찍자마자 밥도 안먹고
'근처에 펜션 잡아뒀어!'라기에
내비만 보고 1시간 넘게 달려간 곳은
(세상에 한시간 넘게가 뭐야...두시간은 족히 될거 같았어..)
깊고 깊은 산속에
정말
몇년간 사람의 손길 발길 닿지 않은 것만 같은 곳에 위치해 있었다.
커다란 펜션? 산장? 연수원? 감옥?의 철문이 열리고도
한참 비포장 산길을 올라가니
폐가같은 우리의 음산한 파티장소가 나타났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300년도 더 묵은것 같은 카페트와
시골 외할머니 집 냄새가 담요이불, 무엇이 담겼었는지 알 수 없는 그릇,
내 얼굴말고 모르는 다른 사람얼굴이 비칠거 같은 벽거울
날씨까지 흐리어 안개자욱한 숲과
우리 고조할머니의 고조할머니의 고조할머니보다 나이가 많아 보이는,
밤이 되면 살아나서 말을 걸 것만 같은 잿빛 나무들
다음날이면 모두가 시체가 되어 발견되어도
전혀 이상할 것 없는 이곳.
그리고 바로 앞에 있던
이 바베큐테이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당장 뭔가 튀어나와서 영혼의 만찬을 즐겨도 어색하지 않을 분위기.
우리는 이곳을 망자의 식탁이라고 불렀다.
부족한 술을 사려면 큰맘먹고 다시 삼십분 이상을 다시 나가야했던 곳.
인터넷 사이트만 보고 예약했던 결혼식주인공친구도 놀랐던 그곳.
그날의 황당함은 친구들 사이에 두고두고 회자되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