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9. 4. 10:20

지난 휴가시즌 부모님이랑 동생네랑 마창대교 아래에서 낚시를 해보았다

낚시라고는 20대 초반 알바하던 곳에서 섬으로 놀러를 간 적이 있었는데

그때 다른 분들이 하던 낚시대를 잡아보게 해준 경험이 다였다.

마창대교 아래는 주말을 맞아 나들이겸 가볍게 낚시를 나온 가족단위의 사람들이 드글드글했다.

불판을 들고나와 고기를 구워먹는 사람

아직 더위가 가시지 않았는데도 자리 펴고 앉아서 수다를 떠는 사람

씽씽이를 타는 어린이들까지, 그 아래가 빼곡했다.

무계획으로 갑자기 떠난 나들이라 아무 준비물도 없는 우리는 

근처 수퍼에 들러 2만원짜리 기본형 낚싯대와 미끼를 사고 사람들 틈바구니에 자리를 잡고 앉아

낚시를 시작했다.


낚시대끼리 매너스페이스 존중요



으어 풍경좋고만



지렁이가 시러서 전용 집게를 산 

제부..너란 남자..




낚시바늘을 어떻게 빼지..

마음속으로 고민중



낚시대를 4개만 샀기 때문에

2명은 번갈아가면서 쉬어야 한다



좀처럼 입질이 없지요..



아..아빠..낚시하는데 왜 구두신고 왔어..



우리중에 가장 낚시 경험이 많은 제부

이지만 지렁이를 보면 질겁하는 남자






마침 밀물때인지 물은 많았지만 물고기들이 그렇게 호락호락 하지는 않은 것이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물속에 지렁이파티를 열어주고 있으니

노련해진 놈들은 미끼만 슬쩍 빼먹고 먹튀하기 일쑤였다.


엄마는 아빠가 물고기 한마리당 2만원을 걸었기 때문에

이를 앙물고 낚시대를 던진다



일당 생각 뿐인 마미





하지만 빈털털이는 아니다!

나도 한마리 잡았다.

완전 엄지손가락 만한 복어님!!!!!!!!!

나에게 이정도면 대어 아닌가?!!

심지어 복어를 낚은 사람은 나뿐이라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동생집에 놓고와버린 쫄바지..

자..잘 입어..

산지 얼마 안됐어..






결국 1인당 1마리씩

미니어쳐들만 잡은 채 낚시소풍은 마무리되었고,

서울로 돌아온 요녀석과 다시 낚시를 가기로 했다.


사실 요녀석은 몇달전부터 낚시유튜브 영상을 보면서

호기심을 점점 키워가고 있었는데 

이번에 낚시소풍으로 그 마음이 이따시만한게 커진거였다.


마침 아는 부부가 낚시 유경험자에다가

잘가는 포인트도 있고, 지렁이도 끼워준다고 해서 다음날 만나기로 했다.

신난다. 바다낚시는 루어보다 지렁이 낚시가 잘되는데

나는 지렁이 미끼가 너무 싫어서 루어를 할려고 하는거였기 때문이다.




가볍게 칼국수를 먹고 근처 낚시 가게를 들렀다.

포털에서 평가가 좋은(세명이 별점을 줬는데 모두 다섯개를 줬어) 가게로 갔는데

딱히 친절하거나 상냥하거나 저렴한거 같진 않았다.

너네들 같은 초보래기들은 재미로 하루 하다가

낚시대를 저 구석에 쳐박아놓을 거 내가 다 알아..하는 느낌으로

응대해주셔서 묘하게 반발심이 생기는 그런 분위기였다.

아닌데요, 나는 앞으로 여기저기 많이 다니면서 낚시 해볼건데요,

얼마전에 낚시 한번 해보고 다시 또 사러 온건데요.  

하고 속으로 말했다



지렁이가 싫은 요녀석은(만질수는 있지만 만지기 싫다고 한다)

결국 루어를 선택하고, 나는 한마리라도 더 잡을라고 

지렁이미끼낚시로 선택했다.




장소는 시화방조제.

사실 여기는 주말만 되면 토요일 일요일 상관없이

사람들이 꽉꽉 들어차고 들어오는 차 나가는 차 상관없이

왕복 차선이 주차장처럼 변하는거를 

이미 예~~~~~~~~~~~~전부터 왠지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우리를 안내한 부부낚시선배가 여기로 가자고 했기 때문에

조용히 따라왔다.

역시 사람이 대빵많았고 처음 와보는 요녀석은 다시는 주말에 못오겠다고 혀를 내둘렀다.

암튼 우리도 방조제 어드메에 차를 대고 아래로 내려가서 

낚싯대를 조립하고 미끼를 끼우고 시작했다.

사실 나는 정말 지렁이를 1도 만지기 싫고

쳐다보기도 싫지만

매번 지렁이를 끼워달라고 할 수도 없으니 

그냥 눈 감고 용감하게 바늘을 지렁이들에게 찔러댔다.

아아아아 미안해 발많은 생물아아아아

우에에에에엥에(몸통자름) 푸헤에게ㅔ에ㅔ에에모ㅕㅑ ㅇ렁놓ㅁ ㅑㄹ


그런데.

그런데

그런데...



!!

!!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낚싯대를 던진지 30초만에 

내가

물고기를

낚아

올렸다

!!!!!11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게 왠일이람..ㅋㅋㅋ

심지어 손맛까지 느꼈어...!!



이것봐

크기도 엄청 큰 우럭이여..

사실 여기 위치가 바위가 너무 많아서

매번 던지는 낚싯줄마다 걸려서 끊기고 걸리고 끊기고를 반복해서

멀리던지고 내버려두는 장대낚시하는 사람이 많았는데

그러던가 말던가 우리가 머물렀던 2시간남짓동안

고기낚는 사람 한명도 못봤는데

내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가자마자 고기를 낚은거시다...



물론..

첫고기를 낚고 

그 뒤 한시간 59분동안은

일행 모두 허탕치다가

자꾸 걸리고 끊기는 낚싯줄에 지쳐서 

짐 챙겨서 돌아왔다고 합니다.


다음 번엔 민물로 베쓰루어낚시를 가보겠습니다.!!





'집밖으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어솨 태국은 처음이지_마사지편  (0) 2019.06.10
발리로 간다1  (2) 2018.05.06
유티야 미안해!  (0) 2017.07.13
이비스 호텔과 오사카 첫끼_2  (4) 2017.03.10
태국을 가고 싶지만 일본을 간 이야기_1  (3) 2017.03.09
Posted by 분명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