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수 기념으로
부산으로 내려가 일주일간 엄마딸주간을 갖기로 했다
하원 시켜주는 이모역할은 덤.
학교 졸업 후 독립하고 멀리 떨어져 살면서
이렇게 긴시간을 엄마랑 단둘이 보낸 건 처음이다.
늦기 전에 ,
후회하기 전에,
기회가 났을때 일부러 억지로라도 시간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허심청 가기
찜질방 가기
매일 카페가서 맛있는 커피와 디저트 먹기
바다앞 카페 가기
천천히 드라이브하기
영화보기
코인노래방가기
그리고
엄마가 못해봤을만한 것, 엄마가 안해볼만한 것이 보이면
과감하게 시도해보자 라고 생각했다.
많은 버킷리스트가 있었고, 다는 아니라도 꽤 많은 걸 했다.
동생네집으로 가는 길에 우연히 봤던
양궁체험카페.(실내양궁장)
-엄마 활 쏴 본 적 있어?
-아니
-우리 그때 봤던 양궁하는데 가볼까? 사실 나도 한번도 안 해봐서 궁금해.
-그럴까.
호기심 가득한 눈빛,
엄마는
새로운 체험 해보는 걸 좋아한다.
다만 돈이 아까워서 늘 포기하는 인생이었을 뿐.
그 맘 아니까~
가보자 양궁장
내일이면 늦으리
고고
좌 우 뭐가 다른지 모르겠다. 과녘크기만 다른건가. 초급 중급 이런건가..
각자 활 화살, 장구 지급되고
세팅완료 10발에 4천원...?? (가물가물)
우선 장구를 착용하고 안전사항 숙지 후
직원분이 활쏘는 법을 알려주신다.
자세 교정이랑 영점을 잡는 것까지 다 해 주신 뒤부터
10발이 카운팅된다.
영점 잡는 것은 내가 시험적으로 활을 몇 발 쏘아보면서
패턴을 파악한 직원분이 '좀 아래로' '좀 오른쪽으로' 쏘시는게 낫겠다 하고 알려주시는 걸 말함
비가 와서 그런가 입장할 때 있던 한팀이 떠나고
이후에 쭉 손님이 우리 밖에 없었는데
직원분이 너무 친절하게 조근조근 천천히 설명을 잘해주셔가지고
엄마랑 같이 배우기 좋았다.
중간에 10발을 쏘는데 엄마가 잘 안되어가지고 난감해하니까
오셔서 자세부터 영점까지 다시 교정해주셨다
율하 리커브 양궁장 선생님 왕친절 상냥 감사합니다 흑흑
굿샷 마미.
생각보다 활이 무겁지만
많이 어렵지 않고 너무 재밌음
엄마는 근력이 딸려서 자세가 좀 흔들리긴 했지만
중간에 슨상님께서 교정해 주시면 다시 샤악 영점이 잡히는게 신기했다
10발을 다 소진하면
직원분이 과녘에서 화살을 하나하나 뽑으면서 점수를 체크할 수 있게 해주신다
한 판 더 해 마미!!
어떤 실내양궁장은 몸에 차는 장구없이 그냥
활만 쏘게 한다는데
여기는 팔, 가슴 보호대까지 다 착용하고,
뭔가 본격적인거 같고 간지가 나서 신이남
또 딱 10발이 아니라 이래저래 교습받고 하면서 더 쏘니까
천천히 양궁을 좀 제대로 즐길 수 있는 것 같다.
공기총 쏘는 체험은 너무나 허무했었단 말이야
마미 ,
오길 잘했지?
엄마가 더 많은 행복을 찾을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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