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보기 전에
예고편이나 후기를 잘 보지 않으려는 편이다.
다른 사람의 생각에 휘둘리고 싶지 않아서다.
콘텐츠의 질이나 해석을 의지하고 싶지 않고
온전히 나의 관점에서만 먼저 바라보고 싶은 마음에서다.
내가 잘나서 그런것이 아니라
반대로 그런 부분에서의 내 능력이 매우 부족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훈련하고자 하는 의도가 크다.
영화를 보면서 진행되는 인물이나 사건들에 대해 혼자 상상하고
제작자의 의도나 의문들에 대해 충분히 생각해보고 나서야
다른 사람과 이야기를 나누거나 관련 정보를 찾아 부족한 부분을 보충하고자 한다.
하지만 그 훈련법은 그다지 유효한 것 같지 않다.
꽤 오랫동안 이 방법을 고수해 왔지만 여전히 나는 작가의 의도를 오해하기도 하고,
이해하지 못한 많은 부분의 해답을 찾기 위해 인터넷을 뒤지고 있으니까.
또한 이 방법은 사실 매우 곤란한 경우가 많다.
대체로 영화의 장르조차 모른채 제목만 보고 입장하기 때문에
절반이 진행될 때까지도 도무지 무슨 이야기인지 결론을 내리지 못해 그 영화의 특성을 즐기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고집을 부리는 것을 멈추기도 어려운 것이
먼저 그런것들을 봐 버리면 그들의 생각에 내 판단을 지배당하기 때문에.
그들의 생각에서 벗어나기 어렵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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