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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살기

성남 아트센터 서울 오페라단의 춘희, 라트라비아타



2008/10/31 10:43








성남 아트센터 오페라 하우스에서

서울 오페라단의 춘희, 라트라비아타를 보았다

 

춘희,

아 정말 기대하고 고대하던

그야말로 아기다리고기다리던 공연

 

대작의 명성을 익히 들어왔기에

이번 관람은 무척 설레었다




 


 

하지만..

결과는

정.말.병.맛

 

내 살다살다 그런 엉망진창인 공연은 처음보았다

2시간내내 몰입따위는 커녕 비웃음이 나다니...

 

남자 주인공인 알프레도는 뒤뚱거리며 뛰는지 걷는지도 모를 어색한 연기를 줄곧 해대면서

비염인지 천식인지 모를 소리로 노래를 부르고 ...

끝내 비올렛타와의 첫 듀엣곡은 불협화음으로 마무리!

사람들은 키득거리기 시작했는데

대사 중간중간 '흡' 하며 숨고르는 소리에

음을 전혀 잡지 못해 무슨 절대음치 수준의 노래만을 해대고...

 

등장인물들의 의상,

연출자들은 제작자들은 대체 어디다 돈을 쓴건가

저 포스터안의 화려한 의상은 다 어디로 갔단 말인가

하나같이 빌려입은 듯한 질떨어지는 드레스와 턱시도들,

싸구려 원단에 피팅이 전혀 안된듯한 오합지졸 디자인

게다가 초라하기 짝이 없는 무대구성..

 

1막이 끝나고 무대 뒤에서 따뜻한 차라도 마시고 왔는지

조금은 안정된듯한 알프레도의 발성과 연기는

여전히 삐그덕거렸고

 

두번째 파티 장면에서의 집시와 투우사의 춤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이거 일부러 우스꽝스럽게 하는거가?'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엉망이었다

바닥이 미끄러운지 남자 투우사는 내내 조심조심 휘청휘청하며 안무를 했고

점을 본다는 집시 두명은 마치 다른 공연을 뛰다가 잠깐 짬을 내서 온 것마냥

전혀 호흡이 맞지 않았다

그나마 노래도 안 부르고 안무에만 치중해서 볼거리를 중 생각이었다면 제대로 하던지

 

사람들은 그들의 개그에 실소를 금치 못했고

나는 부끄러워서 손발이 오그라들뻔했다

2막이 끝나고 중간 무대인사를 하는데 대체 박수를 받을만큼

자신들이 잘 해냈다고 생각하는걸까 ,

 아~ 나라면 부끄러워서 얼굴을 못들 것 같은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 생전 오페라는 몇번 못보았지만

이건 해도해도 너무 했다

혹시 알프레도는 퍼스트, 세컨드로 아닌 대타 써드 아닐까 라는 생각이 계속 들었고

이건 마치 대학생들의 졸작 수준도 안되잖아

게다가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이 나 뿐이 아니었다는 것,

같이 같던 모든 사람, 거기서 만난 다른 사람들까지 하나같이 같은 이야기를 하더라는.....;;;;;

 

같이 공연을 본 둘리는 진작에 보았던

노틀담 드 파리와 카르멘 얘기를 하면서

'내 생전 저래 수준낮은 공연은 첨 봤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그래.. 나도 동감이야.....ㅜㅜ'

 

배우들의 연기부터 노래, 볼거리, 무대장치 등등

어느 하나 제대로 된 것이 없는

그야말로 졸작이었다

게다가 전날 비슷한 티켓가격의

태양의 서커스, 알레그리아를 보고 온 터라 더욱 비교가 되었다

'혹시 저 사람들 서울오페라 단이라고 사기 치고 되지도 않는 초짜들을 내보낸 건 아니야?'

 하는 생각도 들었다

 

세상에 어떻게 서울오페라단의 야심작이라는

60주년 기념 대작~~~~~~ 공연이

게다가 그 화려한 일주일의 마지막날 공연이 이따위일 수 있단 말이지?

대작을 망쳐도 분수가 있지...

라트라비아타는 혹시 원래 이런건가.....설마...

세계인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오페라 중에 하나인데 원래 이런건 아니겠지

제발 저 포스터의 무슨 무슨 기념 이라는 말은 빼줄래여?

세계인의 어쩌고 명품 이라는 말도 빼줄래여?

 

아~돈버리고

시간버리고

눈버리고

귀버리고

 

보는 내내 손발이 오그라들 것 같이 민망스러운

당장이라도 뛰쳐나가고 싶었던

시간낭비라는 생각이 들었던

이런 오페라를 올린 연출, 배우들은 반성해야 한다

혹시 모니터라는 걸 자신들도 했다면

제발 다음에는 춘희라는 대작에 부끄럽지 않게,

 서울오페라단이라는 대표적 이름을 부끄럽지 않게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건

10만원 이상이나 되는 돈을 투자하며 질 좋은 문화적 충전을 기대하며 온 관객에게

송구하지 않게

철저히 반성하고 다음번에는 진정 멋진 공연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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