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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먹는이야기

오징국




1.멸치다시물 끓여

2.끓는 동안 오징어 손질해. 낯선 거는 다 버려. 척추인지 등뼈인지 딱딱한거도 꼭 떼내길 바람

  껍질은 안 벗겨도 됨

3.무 썰어 끓는 다싯물에 퐁당해

4. 호박 양파 감자 버섯 중에 원하는 거만 썰어 넣어

5. 오징어넣고 

6. 다진마늘 파

7. 고추가루 소금 국간장으로 알아서 간하고 

8. 팍 끓여 오래 끓여




어릴 때 

이해가 안되는 음식들이 있는데 그 중에 하나가 

오징어 국이다

대체 오징어로 국을 끓이는게 왜 억지라고 생각했는지

지금은 알 수 없지만

그땐 그랬었다



근데 요즘 

가끔 생각나는 것이 그 오징어국이다

마른오징어는 턱관절에 너무 무리고

생 오징어회는 뭔가 과한 미끌거림이 수준 낮은거 같지 않음?(나만)

국물속에서 통통하게 불어서 익은

적당한 길이의 오징어가 

탐스럽게 느껴지다니

뭔가 싶지만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오징어국을 해봐야겠다 싶더라


비가 추적추적

시장에 갔더니 오징어가 두마리에 5천원

아이스박스에 오징어가 딱 두마리 있던데 강매당한거 같음

무가 천원 양파 한소쿠리 감자 한소쿠리 삼천원씩 

마트 가니 감자 당근 전부 한개에 천원씩 받던데 나쁜새끼들아 

시장이 짱이여

돌아오는 길에 비가 더와서

장바구니 홀딱 젖음 시장의 단점. 


오징어는 그냥 오징어인줄 알았는데

이 새끼가

오장육부가 다 있더라

눈 딱 감고 배를 쩍 갈라서

그냥 칼로 다 밀어내 버렸다

어떤게 먹을 수 있고 없고 간에

눈에 거슬리는 건 다 밀어내버린다.


우엑

느네 오징어 다듬어 봤냐?

오징어 몸통 안에 뭐 엄청 많이 들은거 아냐 모르냐

오묘한 색깔의 오장육부가 끝나면

다리

젠장

눈깔이 두개나 달렸고 

다리에는 다리말고 또 다른것들도 있다

뭔지 몰라도 쓸어낸다


세상에 당연하지

얘도 엄연한 생물이잖아


암튼 해냈다

오징어 손질이라는 걸 해보다니

오래살고 볼일이야

고기를 끊으니 별 일을 다 해보는 군








끝이야.

엄청 맛있다

진짜 맛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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