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6. 16. 02:35

새벽 세시
친구가 왔다.
술은 먹기 싫고
빵이나 만들면서 놀고 싶다는 말에.

반죽통 반죽기 밀가루 올리브 크렌베리 우유 계란 초컬릿 주걱 등등
혼자서 다 들지도 못하는
그 많은 재료들을
바리바리 싸들고
차를 몰고 어둠을 헤치며 그녀가 도착했다.

한밤중 작은 집에
왜앵 요란하게 반죽기가 돌아간다
계란 깨는 소리
저울질하면서 깔깔대는 소리
난데 없는 새벽침공에 잠이 달아난 커리의 호기심 킁킁

그렇게 스콘이 , 쿠키가 완성되었다.
아침 일곱시
졸린눈 껌뻑껌뻑
반쯤 먹지도 못한 맥모닝을 싸들고
친구는
나를 집으로 다시 태워다 주고
돌아갔다.

깊은밤
베이킹 푸닥거리는
오래도록 잊혀지지 않을 
즐겁고 고마운 추억이 되어 남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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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분명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