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선배가 별 다섯개 만점을 주었기에,
상당히 기대를 한 작품이었다.
사전 지식 없이 봤더니 이야기가 재밌었다.
이미 손순 이야기를 아는 사람들은 다른 것에 집중할 수 있었겠지.
뻔한 스토리의 극은 연출력이 굉장히 중요하다.
인형 아이가 나오기 전까지 부부의씬, 고부의 씬은 사실 꽤 지루할 수 있는 부분이었지만
대나무를 이용한 행동을 계속 주면서 관객들의 시선과 관심을 분산했고,
이야기를 들려주는 동시에 의문과 호기심을 떠오르게 하는,
그것은 굉장히 주효했다.
사실 그것이
그러한 의도한 것이었는지
아니면 연출이 무대장치로 더하고 싶은 의미를 넣다가 우연히 생긴 효과인지는
잘 모르겠다.
티비광고나 드라마를 보면 어렵지 않게 캐치할 수 있는 프로세스의 오류나 히스토리가 연극에서 잘 보이지 않는 걸 보면, 아직 연극을 적게 본 것 같다. 경험도 부족하고 내공은 말할 것도 없지.
세명의 배우가 조종하는 인형을 아이의 역할로 쓴 것이 굉장히 독특했다.
어른인 배우가 연기했다면 굉장히 거부감이 들고 부담스러웠을테고
아역배우가 연기 했더라도 그만큼의 표현은 어려웠을 것 같다.
인형의 연기는 더 순수하게 받아들여졌다. 감정이입이 쉬웠고, 투명하게 받아들일 수 있었다. 표정이나 몸짓이 상상력이 더해져 증폭시키는 역할을 했다.
시종일관 결합했다 풀었다 올렸다 내렸다 한 대나무는 사실 큰 역할을 해주지 못한것 같다.
연출이나 배우들의 인터뷰를 보고 그 의도와 의미를 설명들었을 때도 무릎을 칠만큼 공감되지는 않았다.
대나무, 종소리, 붉은 실, 연기자들의 엇갈린 시선은 보는 사람에 따라 그 효과가 다르겠지만.
아무리 좋은 극이라 해도 보는 사람이 제대로 받아먹지 못한다면 그 의미는 없다고 생각한다. 보편적인 관객들이 봤더라도 나와 별반 다르지 않았을거란 생각.
연극은 표현인데.. 공들여 차려놓은 요리를
먹는 사람이 재료 하나하나 음미하며 그 맛의 깊이를 알지 못한다면. 무슨 소용 있으랴.
하지만 연출의 깊이를 차치하고라도
이야기는 꽤 잘 만들어졌다.
보는 내내 집중할 수 있을만큼 배우들의 몰입도 좋았고, 딕션이나 표현도 명확했다. 서로의 호흡도 좋았다.
별다른 분장이나 무대 소품 없이 공간을 나누고 배역을 연기하는 깔끔함이 좋았다.
공부가 되는 극이었다.
감정을 쏟아내서 그런지 다 보고 나서 머리도 안 아팠다.
메세지는 꽤 명확했으니까.
연출이자 작가이자 이 극단의 대표인 분을
한번 뵙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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