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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살기

사랑이 뭔가요




오래전부터
남자친구가 생기면 어김없이 들어왔던 질문이 있다
ㅡ사랑합니까
ㅡ얼마나 사랑합니까

나 또한 그 질문에 역하여 묻는 것이 있었다
ㅡ사랑이 뭡니까?
ㅡ대체 사랑한다는 확신은 어떤 증거로부터 나오는 건가요?

ㅡ나를 희생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 때..
ㅡ계속 보고싶을 때...
ㅡ그건 정하기 나름

32년간 같은 질문을 해왔지만
그때마다 자리를 같이 한 사람들과 꽤나 진지하게 토론을 벌여왔지만 (아니 벌이게 되었지만)
머리를 때리는
가슴을 빡 흔드는 답은 없었다.
각기다른 대답. 각기다른 해석들.
대체 사람들은 어떤 때에 사랑한다고 말하는 것일까
그것은 좋아한다'와는 확실히 다른 감정이라 할 수 있는가?
그저 사랑을 알지못하는 나만의 문제인가
내가 사랑을 모르는 건
사랑을 해본적이 없어서인가
사랑이라고 인정하지 못하는 자존감 때문인가

물론 이 사랑은
부모자식간이나 형제 또는 반려동물과는 다른
남녀관계의 사랑을 말하는 것이다.
근데 진짜 그것들은 다른 종류의 사랑일까?

나는 부모님을 사랑한다
내 동생을 사랑한다
내 고양이를 사랑한다
하지만 남자친구는? 남편은?
늘 그부분에서 걸려왔다
나는 이 사람을 사랑하고 있는건가?

생각해보면
나는 부모님.동생을 사랑하지 않은 적이 없다
그들은 처음부터 나에게 소중한 가족이었으니까
날이갈수록 견고해지는 관계.

하지만 고양이는 그렇지 않았다.
정은 들고 있었을지언정
처음엔 내 책임의 고양이도 아니었고
그저 한집에 사는 귀여운 존재일 뿐이었다.
하지만 내가 그의 삶을 책임지는 주인이 되었을 때부터 급속한 변화가 생겼다.
아끼고 사랑하게 된것이다.

그렇다면
감정은 관계의 부산물인가?
감정이 먼저가 아니라 관계가 먼저인가?
감정은 관계에 의존하나?

나는 남자친구이기 때문에 그들을 좋아하고 아끼는 것이고
남편이기 때문에 사랑을 향해 가려고 하는 것인가?
우리들 사이에 관계가 없었다면
과연 사랑이라는 감정은 존재할 수 있었던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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