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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살기

가족사진찍는 날




블로그는 어렵다.

내 일기를 쓰는 공간인데 왠지 나만 볼라고 쓰는 건 아닌거 같고

많은 사람이 보고 반응해주면 좋지만

또 나 혼자 올려놓은걸 다시 찾아보면서 막 혼자 좋아하고 뿌듯해하고

그래서 이게 남을 위한 곳인지, 나를 위한 곳인지 매번 헷갈린다.

글을 올릴때도 이걸 어떤식으로 써야할지 고민하게 되니까

자꾸 이랬다 저랬다 반말했다 존경체썼다

말투도 제멋대로다.


이번엔 가족사진을 찍은 이야기를 올릴라고 하는데

분명 가족사진을 찍을 다른 사람들도 혹시나 이 글을 보게 될텐데

그럼 정보를 막 올려주고 팁을 공개하고 이래야하나

내 맘대로 내 일기처럼 쓸거야! 하더라도 

그렇게 일기를 쓸려면 비공개로 해놓지 왜 블로그에 번듯하게 구성을 막 하고 있나

어느 틈에 이렇게 이렇게 하면 좋아요

하고 블로그검색자들에게 정보를 주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것 같다.



어쨌거나 오랜 숙원사업 하나를 해결했다.

가족사진찍기.


올해는 아빠의 환갑잔치가 있는 해라서 정월부터 둘리식구들이랑 해외여행준비를 

가열차게 해댔었다가 아빠가 못가! 하고 거세게 저항하시는 바람에 결국

어쩌지어쩌지하다가 (비교적)단숨에 끝나고 오래오래 자랑거리로 남길 수 잇는 가족사진을 찍기로 했다.

사실 옛날옛날부터 가족사진은 좀 잘사는 집의 전유물이라서

대학교를 졸업하고 우리가 돈을 벌기 시작할때쯤부터 

둘리랑 나랑은 가족사진을 찍어보지 않을래 하고 상의를 하곤 했었는데

번번히 예산때문에 좌절했던 기억이 있다.


가족사진은 

꼴랑 사진 한장밖에 안남는데 기본적으로 촬영비가 비싸고 

그럴싸한 액자크기에다 넣으려면 액자값도 비싸고

또 사진을 찍기 전에 옷이랑 메이크업이랑 준비할 것도 많고 돈도 많이 들기 때문에

아 역시 부자집에서만 가족사진이 걸려있는 이유가 있었구나

하고 좌절하게 되었었다.



하지만 우리는 이제 어엿한 30대들을 한참 지내고 있고

다들 독립을 하고 결혼도 하고 해서 돈도 벌고 쓰고 모으고 지지고 볶고 있기 때문에

이렇게 완성체가 되었을때 카드빚을 내더라도 부담이 적을거야. 하는 마음으로 결정을 하게 되었다.

환갑잔치를 대비해서 1년전부터 두 가족이서 돈을 모으고 있었으니 가능한거였기도 하다(뿌듯)


 스튜디오 선정을 할때 귀찮아서 검색은 별로 해보지 않았지만

또 검색해봤자 별ㄷㅏ를게 없어서. 고민에 빠졌다.

부산에는 서울과 다르게 가족사진을 찍는 업체 정보가 매우 한정되어 있었고

내 눈에 들어오는 포트폴리오를 가진 스튜디오가 별로가 아니라 거의 없었다.

그리고 나는 뻔하게 롤지배경으로 긴바로크스타일 의자에 앉아서 정장입고 어색한 표정을 짓는 정식스타일도 싫고

청바지에 흰티셔츠를 입고 캐주얼한척, 자연스러운척 웃는 억지스러운 스타일도 싫었기 때문에

스튜디오를 찾는게 더욱 힘들었다.




하지만 찾았습니다.


어쩌다가 검색에 걸린 업체에서 그냥 딱 한컷만 찍는 가족사진이 아니라

에세이 형식으로 자연스러운 흐름의 스토리형식의 사진을 찍어준다길래

바로 예약을 해버렸어요.

사실 백일돌사진, 만삭사진 등을 찍는 스튜디오인데

우리처럼 대가족을 찍는 건 처음이라고 했어요.




톤도 마음에 들도 뭣보다 뭔가 하고 잇는데 중간중간 포토들이 와서 

찰칵찰칵하는 자연스러운 연출컷들이 매우 마음에 들어서

둘리한테 통보하고 다른 사람들한테는 말도 안하고 

내맘대로 정해서 나혼자 결정하고 예약했습니다.


그리고 둘리네랑 촬영의상까지 샀습니다.

너무 겨울스럽지 않게 

밝고 캔디같은 배경이니까 파스텔톤이 묻어나는 밝은색 의상에

꽈배기니트 노노, 청바지 노노.

해서 맨투맨스타일에 면바지로 결정했습니다.



스튜디오에서 파티분위기를 낼 수 있는 케익을 사오라고 시켰어요.

환갑잔치니까 떡케익을 준비하도록 합니다.

6만원이나 하는게 뭐 이리 쪼끄매.

하지만 다들 보고 이쁘다고 난리.

저 꽃들을 전부 앙금으로 만들었대요

촬영끝나고 다같이 먹어보는데 맛도 좋아서 깜짝 놀랐음










스튜디오에 도착하니 우리가 1번팀이었어요.

잠시 대기를 하는 동안 포토분이랑 서브포토분이 우리가 입은 옷색깔을 보시고는

 촬영장을 먼저 세팅하셨고 다같이 룸으로 이동하여 사진을 찍었습니다.

부부3팀에 무규까지 총 7명.

개인컷, 부부컷, 세미단체컷, 등등으로 다양한 인원수 구성과

파티장면 침대놀이 장면, 정식 가족사진 등의 스토리로 진행해서 

총 2시간정도가 걸렸습니다.





파티 준비를 하는 컨셉,

엄마한테 고깔을 씌워주는 아빠.

초반에는 어색한 마리오네트 미소로 단체컷을 다 날려먹더니

개인컷은 다 잘나오는 이기적만행을 보여줌



모녀컷.



보는 사람들마다 너무 마음에 든다고

좋아해주었던 침대모녀컷

중간중간 촬영된 모습을 보고 우리가 알아서 포즈를 고칠 수 잇었다면

더 완성도 높은 사진이 나왔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다.




일부러 아가 무규는 어른들과 다르게 빨간바지로 포인트를 줬는데

포토님이 너무 튄다며 스튜디오 소장 의상으로 갈아 입히셨다.

덕분에 내복입은거 같이럼 나옴..

빨간색도 좋은데..




나 이번에 산 옷 너무 마음에 들엉.

내 돈 주고 절대로 안살 금액이지만

너무 마음에 들어서 애끼고 있다.



엄청 잘나온 사진이라고 생각햇는데

다시 보니 저 뒤에 다리 네개 뭐야 




2층 파티룸에서 촬영을 마치고

정식 가족사진을 찍으러 내려와서 찍은추가컷

가짜 생일 선물 증정컷

박콜씨 배꼽 보이는거 같은 느낌적 느낌.



파티룸 단체컷




촬영이 끝나면 그 자리에서 돈을 내고

 기본 액자외에 추가 액자를 선택할 수 있다.

생각없이 한집에 두개씩! 했는데 나중에 엄마아빠집에 몰아줘서

벽에 아래처럼 구성하기로...





1차 셀렉을 한 파일을 스튜디오에 넘기면

스튜디오에서 에세이형태의 북으로 만들어주고

거기다 우리가 텍스트를 추가로 삽입하면

2차 수정을 하여 최종본을 받게 된다.


1차 셀렉을 하는 것도 어찌나 힘이 든지..

사람이 많으니 내가 웃으면 니가 안웃고

다 잘나온 컷에 혼자 눈감고 있고,

이쁜거 같은데 너무 날라간 사진도 있고

조금만 보완했으면 좋았을걸. 아쉬운 사진도 있지만

정말 찍기를 잘한것 같다.

서울 진영 부산 사람들이 모여서 김해까지 가서 사진을 찍은 보람이 있다.


덕분에 좋은 추억이 생겼고

자랑거리도 생겼다






짠~

촬영후에 외식하러 간 소고기집에서

생일파티를 해주고 사진도 찍어줬다.


대박~

나 이렇게 생일 잔치 제대로 해주는 곳 첨 봄.

이벤트 전담자가 따로 와서 의상도 입혀주고 막 여러가지 멘트해주고 하는데

무료이벤트라는게 미안할 정도로 제대로 잘해준다.

정말 팁주고 싶었음.

김해사는 분들에게 강추하고 싶음



암튼 

블로그 투덜거림으로 시작해

가족사진찍고

소고기집 생일파티로 마무리한 이야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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