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내 귀는 전에 없이 바쁘다.
일하면서 운전을 많이 하다보니
귀로 듣는 컨텐츠들에 관심을 갖게 되었는데
처음엔 하루종일 라디오를 듣다가
어쩐지 사람 말소리가 싫어지고
프로그램마다 호불호가 생기게 되어
듣고 싶은 것들이 줄어들고
거기서 거기인 광고에 질려서
한동안은 아무소리 없이 조용히 다니기도 했었다.
그러다 어느날 친구가
비밀보장이라는 팟캐스트가 재밌다고
동네방네 떠들길래
궁금해져서 들어보게 되었는데
너무 재밌길래
하루에 한두개씩
에피소드들을 정주행하게 되었다.
그러나 결국 진행자들이 공중파 라디오도 겸하면서
컨텐츠 나누기를 하다보니
재미가 떨어져서 자연스레 멀어지게 되었다
팟캐스트는
지난대선때
나꼼수를 들은게 다인데
그때에도 정확한 개념이나 사용법을 몰라서
웹을 통해 다운받아서 들었었다.
그 뒤로도
팟캐스트라는 것이 무엇인지
그 가치나 쓸모에 대해서 전혀 생각이 없었다가
이번에 그 다양성과 굉장함을 알게 되어서
지금은 엄청난 팟캐스트 애청자가 되었다.
요즘 즐겨듣는 팟캐스트는 두개인데
한개가 지대넓얕, 또 하나가 오천만의클래식이다
몇년전까지만 해도 나한테는
글반사람반이라고 하는(지금 내 블로그랑 같은 이름)
글쓰기 모임이 있었다.
지금도 물론 그 모임의 일원이긴 하지만
같이 글쓰기 작업을 하지 않은지 꽤 되었고,
각자 결혼을 하고 사는데 바빠지면서
일,이년에 한번씩 모일까 말까 한 지경에 이르렀다.
처음엔 소설, 대본 등 각자 창작물을 쓰고
피드백을 하는 건설적 취지의 모임이었지만
차츰 그 강제성이나 글쓰기에 대한 열정이 식어가면서
몇명씩 숙제를 안해오게 되고
남는 시간을
자연스럽게 근황토크나 그때그때 신변잡기에 관한
이야기를 하는 모임이 되어버렸다.
하지만 세상에 어떻게 이런 사람이 있을까 싶은
전혀 다른 네 사람(남2여2)이 모였기 때문에
각자의 인생이야기를 하는 것만으로도
엄청나게 신기하고 재미난 일이었는데.
나도 어디나가서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로
비범한 타입으로 취급받았었다만
이 모임 안에서만큼은
지극히 평범하고 표준적인 사람이 되는것이다.
당시엔 2주에 한번 모임을 했었는데
드물지 않은 모임 횟수임에도
매번 만남마다 이야기거리가 떨어지거나
지루할 틈이 없었다.
멤버중엔 한명인 봉작가(우리끼리 붙인 별명/ 각자 00작가로 불른다)는
인문학과 철학에 관심이 굉장히 많은 사람이었는데
엄청난 독서량을 자랑했다.
그리고 우리중 가장 기이한 삶의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사람이었다.
자세한 이야기는 개인의사생활이라 언급하기 어렵지만
암튼 그는 한사람의 어떤 채널에 나오는
자연인 급의 인물이었다.
나는 평소에 철학적 사고에 대해 관심이 많고
호기심도 질문도 많은 편인데
주변에는 그런 이야기를 같이 나눌만한
사람이 없었기 때문에
이 모임은 그러한 워너비를 해소할 수 있는
아주아주 최적의, 멋진, 기회가 되어주었다.
나 뿐 아니라 다른 멤버(이작가,규작가)도
이러한 이야기들을 나누는걸 좋아해서
결국 우리는 만나면 봉작가의 독서지식을 중심으로
방대한 양의 인문/철학/종교/우주/사회
등등을 이야기하는 모임으로 재탄생하게 되었다
약간 봉작가의 토크콘서트 같은 느낌이랄까.
그런데
최근 이런 이야기를 하는
팟캐스트를 발견했으니
그게 바로 지대넓얕(지적인대화를위한넓고얕은이야기)이다.
내가 평소에 함께 이야기 나누고 싶었던 것들
궁금햇던 것들,
생각하고 있던 것들에게 대해서
진행자들이 대신 수다를 떨어주니
이보다더 좋은 방송이 없는 것이다.
심지어 에피소드도 꽤 많이 진행되어서
들을 꺼리들이 넘쳐나는 지라
아낌 없이 매일매일 팡팡 틀고 있다.
오랫동안 못만난
우리 글반사람반 팀과 만나서
다시끔
지구를 걱정하고 우주를 이야기하고 싶다.
ㅋㅋㅋ
아는 사람은 알겠고
모르는 사람은 모르겠지만
나는 클래식'도' 매우 좋아한다.
그치만 노래가 딱 들려왔을때
아 이건 누구의 몇번 교향곡의 몇악장이야
라던가 이건 누구가 연주한 곡이네
라는 걸 말할 만큼의 지식은 없다
그냥 듣는걸 좋아해서
자발적으로 듣는 정도일 뿐
말그대로 클알못(클래식알지못하는)이다.
내가 접할 수 있는 클래식관련 방송은
93.1라디오 뿐이었기에
어떻게 들으면 좋을지
어떤 곡을 들어야 할지
어떤 곡을 들을 수 가 있을지
클래식에 대해서 조금 더 알고 싶고
조금 더 알고 듣고 싶었었다.
아..이 팟캐스트...
어떻게 알게 되었더라..?
생각이 잘 나진 않지만.
나는 찾아냈다 오천만의 클래식이라는 보물을!!
지대넓얕도 그렇지만
요 팟캐도 진행자들끼리의 케미가 무척 좋다.
부담스럽지 않을 정도의 수다와
적절한 음악,프로그램 구성.
그리고 이야기에 나오는 음악들을 따로 찾아서 듣지 않아도 되도록
저작권이 허용하는 범위에서 찾아 전곡을 다 들려준다.
그리고 함께 감상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아직까지 클래식 초보를 벗어나려면 한참 멀었지만.
아직도 음악이 나오면 누구의 곡인지, 누구의 연주인지
전혀 모르고 있지만
악장을 구분하는 법도 모르지만
내 귀는 매우 바쁘게, 즐겁게 지내고 있다.
여러분은 어떤 팟캐를 듣고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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