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6. 20. 20:39


엄청난 속도로 발전하고 있는

망원동.

하루가 다르게 새로운 가게들이 속속 생겨나고 있어서

낯설어지려고 하는 이 동네.



우리집 앞에 또 새로운 가게가 생겼다.

내고기라는 다소 독특한 이름의 

BAR(빠)형 고기집이다.


인테리어 공사를 하고

간판이 걸리고

슬쩍슬쩍 기웃기웃하던 어느날 저녁

쓰레빠를 끌고 가볍게 식사를 하러 갔다.

(밖에 가격이 적혀 있어서 배가 많이 고프지 않은 날을 특별히 골랐음)



각자 고기 1인분, 그리고 야채 1개를 시키고 

조용히 내부를 둘러본다.

뭔가 으리으리한 중세시대 양초같은 느낌.

이거는 이뻐서 나중에 따라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주방 모습.

고춧가루 빼고 거의 국산재료.






야채가 나왔다.

호박.가지.연근.토마토.감자.

저 전자화로에 셀프로 구워먹으면 된다.

개인적으로 소고기는 숯불에 구워먹는것보다

저런 팬이나 그릴이 어울린다고 생각한다.





부부로 추정되는(아닐 가능성이 2%정도)

주인장님들.






1인분이 먼저 나왔다.

주문하면 그 자리에서 생고기를 꺼내

애지중지하면서 썰어주신다.




배가 많이 안 고팠기에

천천히 1고기1야채씩 꿉는다.

사장님이 우리나라 사람들은

고기를 한번에 우루루 올려서 와구와구 먹는 것에 익숙해서

이렇게 천천히 한점한점 먹는 것에 

어색해한다고 했다.


저기 보이는 양념 접시에는

소금+후추. 깻잎바질페스토. 깻잎절임. 피클이 나온다.


쌈이나 마늘 등등의 기본찬은 없음.






맛있다.

특히 저 깻잎바질페스토가 고기나 야채랑 참 잘 어울렸다.

고기는 딱 기대한 만큼의 가격만큼의 한우채끝살이었고

맛도 있었다. 

하지만 깻잎절임은 저 작은 것들과 함께 곁들이기에는

너무 짜고 쎘다. 밥반찬도 아닌데 왜 그랬지..


고기를 맛있게 먹고 나니

왠지 더 허기가 져서




바지락술찜을 시켰다.!!

바지락술찜은 많이 좋아하는 메뉴라

종종해먹긴 하지만

아직 100%만족할 정도로 맛을 내지 못해서

이 가게는 어떻게 하는지 궁금해서 시켜보았던 건데

정말정말 맛이 좋았다.

적절한 간과 향. 맛있는 맛!!

덕분에 다음엔 

버터랑 소금을 좀 적게 넣고 

마늘을 조개랑 미리 함께 볶아서 향을 살려야겠다는

벤치마킹을 할 수 있었다.


그리고

우리 뒤에 온 손님이 

열무 비빔국수를 너무 맛있게 먹길래

탐이나서 우리도 시켜먹어보았다.


미리 두개로 나눠드릴까요

물어봐주어서 매우 고마웠다.


열무김치가 워낙 맛있어서

따로 간을 세게하지 않았던 비빔국수였는데

나는 그래서 별로였고

요녀석은 그래서 좋았다고 했다.

나는 그러기엔 싱겁고 밍밍하고

요녀석은 그 나름대로의 맛을 느낄 수 있었다고 했다.



나는 혼자서 밥집에 잘 가는 편이지만

아직 고기집은 한번도 혼자 가본적이 없다.

그런데 여기는 혼자가기 딱 좋은,

혼자가면 더 좋을 법한 그런 곳인 것 같다.


혼자 가서 천천히 

맛을 즐기면서

굽는 것도 즐기면서

그렇게 딱 잔 와인을 시켜놓고

깔끔하게 1고기1야채를 먹고 나오면

딱 좋을 것 같다(예상비용.3만원)


아직 잔와인은 팔지 않고,

소주랑 맥주밖에 없지만

고민하고 있다고 했으니

다음번에 갈 땐 와인도 팔고 있을 것 같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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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분명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