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는이야기/살기

우당탕탕 발레단

​발레를 시작했다!



라고 하면 너무 거창하니까

음...


발레수업을 듣기 시작했다



도 너무 그럴싸하다

그러면..

흠..




발레를....


 배운다?

에이씨..




구민체육센터에서 주말성인발레A반에 등록했습니다.


..

좋군



발레슈즈.발레타이즈.발레치마(?이름몰라)




운동은 다시 시작해야겠고..

뭘하지..?



재즈댄스

태보

요가(핫요가.발란스.필라테스..빈야사 모두)

방송댄스

스피닝

안해본게 없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뭣이 끝까지 해본 것도 없어...ㅋㅋㅋㅋㅋㅋㅋ





언젠가 한번은 

 배워보고 싶은 마음이 있었지만

늘 수업료가 비싸서 엄두를 못내고 있었던 

발레!


마침 우리동네에 구민체육센터가 있네?

여기 GX들이 매우 저렴하네?


성인주말발레수업이 있다!

일주일에 한번이지만 그래도 이게 어디야

나 이사가지 말까봐. 우리동네 너무 좋아. 

내친김에 요가도 등록하고 발레도 등록하고 .

그래도 다른 운동학원 한개 끊는것보다 저렴해 ㅠㅠ 너무 좋아 흑흑



미리 등록을 해놓고 수업 가기전부터 설렘설렘..

막 발레슈즈나 치마같은거를 사야할까?

설레발 쩔...

추리닝만 입고가도 되는걸까?

일단 데스크에 문의를 한 후

발레슈즈를 쿠팡에서 급하게 주문했습니다.


발레슈즈.발레치마.발레스타킹 사니까 발레수영복같은거를 서비스로 준다.

수영복 이름은 아 뭐더라..들었는데 처음 듣는 단어인데다 지금 맥주까지 마셔서

알딸딸하기 때문에 생각이 안난다.

원래 3만원 이상 구매자만 서비스수영복 준다고 했는데

나는 3만원도 안넘었는데 서비스를 받아서 매우 기분이 좋음좋음.


근데 안타깝게도 그 수영복이

 안에 캡도 없고 땀나면 색깔 찐해지는 소재의 민트색깔이라서 

첫날수업에만 입고 

곱게 세탁해서 던져놓았다. 

설렘 끝. 현실 자각 시작.

발레슈즈는 공연같은거 할때 신는 

끝이 딱딱한 발끝으로 서는 그런거 아니고 연습화를 샀다.(당연하지..)

슈즈는 가죽재질이랑 천재질 두종류가 있는데

나는 정말로 발알못이기 때문에 이거 하나 사는 것만해도 엄청 고민고민이었다.

주변에 발레관련 인맥이 한개도 없어서 구매후기를 참고하기로 했다.

인조가죽은 걸을때 삐익삐익 소리나서 민망하다고 하십니다.

좋아. 패브릭으로 하겠어.

실제로 가죽을 신어보지 않았으니까 삐익삐익 소리가 나는지는 모르겠고요,

일단 뭔가 잘한거 같아요.




본의 아니게 슈즈랑 스타킹이 핑크라

너무 분홍분홍 부끄러운 기분이지만

또 다른 한편으로는 뭔가

샤라라라라라라랄라랄라 발레소녀 느낌이 들어 

옷만 입어도 엄청 백조의 호수가 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실상은...배곶의 호주...





일주일에 딱한번 뿐이지만

피아노 건반이 땅땅땅 하는 반주에 맞춰서 사뿐사뿐

1번 2번 5번(발동작을 말하는거임) 쁠리에 에이샵베 슈슈(뭐 동작 이름을 선생님이 말해주는데 하나도 모르겠음)

한시간동안 하고 나면 엄청 기분이 좋다.

실상은 우당탕탕 발레단이지만

상상속의 모습은 우아한 유니버셜 발레단입니다.




얼마전에 이하나씨가 

아는 사람이 발레를 배우는데 마음 먹은거랑 다르게 다들 너무 어설프고 웃긴 모습이라서 우당탕탕 발레단이라고 별명을 붙였어

하는 얘기를 해줬는데

정말로 그말이 무슨 말인지 알것 같다.

아 그것이 나구나..

티비에서 볼때는 발레동작이 너무 단순하고 쉬워보였는데

실제로 해보면 너무나 몸이 따라주질 않고 오래동안 습관처럼 익혀야 이쁜 동작이 되는거였다.

그리고 발레리나 발레리노분들의 군살없는 몸매과 너무나 거리가 먼

상체비만 오다리의 내 모습이 거울에 비친걸 보면 넘나 절망적이고

정말로 우당탕탕 발레단 모습 그 자체인 것이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수업받는 분들 중에 뚱뚱한 사람 나 밖에 없어서 더욱 서럽고

땀쟁이는 나 뿐이라서

목에 수건을 두르고 구부정한 동작을 취하는 모습을 보면 

거울을 다 뜯어내버리고 싶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지만 발레를 오래하면

오다리도 교정되고

살도 빠지고

 자세가 좋아져서 라인도 잡힌다고

선생님이 위로해줬으니까





토요일 아침

졸린눈을 비비고

이불을 박차고

나는 발레를 간다.



커리?

이모 발레수업 다녀올게.

그렇게 깔보지 말아줄래

 



'사는이야기 > 살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180313 아카이빙  (1) 2018.03.14
가방 만드는 사람  (3) 2017.09.04
넌놀때제일예뻐  (0) 2017.07.13
프로젝트론웨이inW.C.  (2) 2017.07.13
평범한 주말의 아침  (1) 2017.07.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