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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살기

가방 만드는 사람


단순 작업을 하면 희열을 느끼는 사람

엉킨 목걸이나 실타래 같은걸 풀면

잡생각 없이 한곳에 집중할 수 있어서 알수없는 기쁨을 느끼는 사람


간만에 평일도 쉬고 주말도 쉬고(백수)

시간이 많아져서

집중할 뻘짓이 필요했던 모양이다.

선물받고(7년전!) 장식용으로만 모셔놓았던 재봉틀에 쓸모를 주기로 했다.





저는 한가할때 이케아를 갑니다.

평일 낮에 이케아를 가면 왠지 내가 엄청 여유로운 사모님이 된것 같은 기분을 느낄 수 있는데

현실은 잡다구리 소품만 한 두개를 사고 나올지언정 

일단 나에 이케아는 멘탈에 굉장한 안정과 안도를 주는 힐링스팟 같은 곳이다.

그리고 이케아에는 패브릭 코너가 있다.

큼직큼직 원단들이 주루륵 늘어져있는데

 패턴을 고른뒤 원하는 길이만큼 잘라서

무게를 달면(모든과정셀프, 도와주는이 없음) 알아서 가격을 측정해주는 

마트에 있는 야채코너 같은 시스템이 구비 되어 있다.


사실 패턴ㄷㅣ자인은 내 입장에서는 너무 유치한 것들과 못생긴 것들이 주를 이루고

게중 한 두개 정도가 이쁘기 때문에, 또한 그렇게 다양한 종류가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금세 고를 수 있다.

그리고 우와 이거 짱이다. 하고 가격표를 보면 어김없이 비싸기 때문에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건 굉장히 한정되어 있는 것 같다.

인터넷에는 수많은 종류의 원단가게들이 있고 이쁜 패턴들이 수없이 많기 때문에

굳이 이케아에서 구매를 해야할 이유는 없다.

다만 나는 20수 트윌, 60수 린넨, 이런 원단전문 용어들만으로는

실제 천의 느낌을 상상할 수 없는 초보이기 때문에 

직접 들여다보고 만저보고 고를 수 있는

이케아 패브릭코너를 좋아합ㄴㅣ다.


방은 만들고 싶지만

재단하고 치수재는 게 너무 싫은 사람.

꼼꼼하게 마무리를 하기에는 빠르고 많은 결과물이 더 좋은 사람

나는 대충 자르고 박아서 가방을 만듭니다.

하나하나 만들면서 시행착오를 통해 배우면 되겠지(천값은 어쩔건데)


나의 첫작품

세상에 딱 하나 뿐인 리미티드니까

열심히 들고 다닌다

사실 주머니도 달려있고 양쪽으로 조임끈도 있는 기능이 유쓸모 가방



무지끈, 살구색끈 둘다 색깔이 마음에 안들어서

새빨강테이핑을 주문해서 바꾸었다(사진없음)



가방을 하나 만드는데는 3시간 정도가 꼬빡 필요한데(구상하는 시간 제외)


더 세심하게 잘 만들려면 훨씬 많은 시간이 필요한 것 같다.

하지만 난 이정도 퀄리티에도 만족을 하고요,

일단은 뭔가를 했다는 것에 더 기쁨을 느낍니다.

암요. 나 좋으라고 하는 일에 스트레스 받으면 안돼죠.





요거는 생각보다 원단자체의 수묵화가 너무 멋스럽게 묻어나서

엄마를 줬는데..

잘 들고 다니고 있을까??




그래도 사람들이 이쁘다고 해주고,

만들어달라고 주문도 받고 하니까 신이나서 

원단이랑 준비물을 더 구매해놓았다.



그리고 이정도면 주말마켓 같은 곳에서 판매를 해도 되지 않을까?

하는 꿈도 꾸어본다











엄마가 이런  가운데 주머니가 있는 

모양이면 좋겠다고 따로 주문을 해서

새로 만든 디자인...


뒷모습 

하루에 두개는 못만들겠어 헥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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