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보러 갔던 집은
동향의 아파트.
큰 평수들은 모두 남향인데
작은 것들은 동향이다
되도록 남향 그 다음이 남동>남서 를 선호하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으니..
그런데 집에 들어서는 순간
뭔가가 잘못 되었다고 느꼈고
전체 수리를 정성들여 마친 훌륭한 집이었지만
매력이 하나도 느껴지지 않았다
그리고 집을 나서서야 그 이유를 알았다
베란다의 방향이 잘못 되었어.
왜 강을 바라보고 있지 않는거지?
집은 단지의 가장 왼쪽 가장자리에 위치한
중층이었는데 오른쪽, 그러니까 동쪽이 단지방향
반대의 서쪽은 안양천을 향하고 있었다.
그리고 너무나 상식적으로 해가 잘 드는 동쪽에
베란다와 침실이 자리하고 있었다.
현관을 들어서기 전까지도 나는
당연히 하천을 바라보는 서쪽이 베란다일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다
너무나 비상식적으로!!
탁 트인 전망을 중요한 나에겐 그것이 정상이니까.
그래서 동향임에도 불구하고(동향의 향이라는 것 자체가 베란다가 그쪽이라는 건데!!대체 왜 그랬을까)
굳이 땀을 뻘뻘 흘려가며 집을 보러 갔던 것인데...
너무나 허무했다.
사실 거의 확정에 가까운 마음을 먹고 있었기에
허무함도 컸다.
베란다 창을 열고 바라보는 풍경이 겨우
이웃들의 집이며 주차장이라니..
이 멋지고 넓은 풍광을 두고...
하기야... 해가 잘 들어야 집에 곰팡이도 없고 밝고
여러모로 심리적인 따스함을 주지. 그것도
매우 중요해..
그치만 비가 내리고 눈이 오고
강위로 구름이 흐르는 모습을 겨우
좁은 부엌창을 통해서 보기엔 너무 아깝지 않아?
조망 vs 채광
대체 무엇이 우선인걸까
제일 돈이 많이 든다는 공간에 대한 취향이
나를 힘들게 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