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11. 15. 23:34



매번 부딪히고 튕겨나와

떠돌았던 내 삶

어딜가나 뉴비, 익숙해질 만하면 다시 시작이었다.

또 한번 그러한 순간이 왔고

나는 선택을 고민할 수 있는 시간이 생겼다.

똑같은 고민

머무를 것인가, 다시 떠날 것인가


관성은 편하지만 익숙한 만큼 재미가 없다. 왜냐면 늘 그렇듯이 간절히 원해서 얻은 것이 아니었기 때문.

하지만 유목으로 살기에 나는 나이가 들었고, 몸과 마음이 지쳤다. 그리고 나는 

잘하고 싶다. 

무언가를 꽤 잘하는 사람이고 싶은 열망은 항상 있었지만 역마살 덕에 나는 그 근처에도 가본 적이 없다.

새로운 것에 도전하기에 마지막 기회인 것만 같아 망설여졌다. 

이미 현실은 냉혹한데 나만 꿈꾸고 있는 것은 아닐까

혹은 다시 몇년 뒤에 지금을 돌아보았을 때 그때라도 할걸. 나이따위 무슨 상관이람. 그정도면 젊은거지! 라고

나를 다그칠 것인가

잘하고 싶다. 잘하고 싶다. 잘하고 싶다. 전문가가 되고 싶다. 인정받고 싶고, 위치에 올라서고 싶다. 인자한 미소로 후배들에게 좋은 교훈을 주고 싶다. 

하지만 게으르다. 게으르다. 게으르기 짝이 없다. 동기부여는 삼일에 한번씩 필요하고, 했던 실수는 매번 반복한다. 학습이 잘 되지 않는 타입이다. 고집도 세다.


나는 어떻게 살 것인가

무엇을 선택하게 될까

어쩌면 답을 알고 있다

무엇을 선택하든 자기합리화의 변명을 만들기는 쉽기 때문에. 핑계 만들기는 내 특기니까.

무엇을 골랐던 간에 상관은 없다.

하지만 이번에는 좀 아니고도 싶다.

어떤 선택이 그동안과는 다른 것인지도 잘 모르겠다.


하지만 확실히 달라진 건 있다.

나는 나를 인정하기로 했다.

그래도 다르게 할 수 있을 거야. 이번에는 해낼 수 있을 거야.를 부정하기로 했다. 그것들은 애초부터 말도 안되었다

나는 게으르며 좋아하는 것을 하고 싶다.

그러면 좋아하는 것을 더 해보자. 우선은 좋아하는 것을 더 많이 하는 쪽으로 하자.

현실은 적당히 타협하면서 참아가고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더 내 옆에 많이 두자. 그러면 좀 어때

존경받지 못해도 좋아하는 것이 돈을 벌어주지 못해도 그냥 하고 있으면 하다가 관두면 돼지 뭐.

잘되면 더 좋은거지만 뭐.

어쩌면 처음부터 거창했던 것이 문제였을지도 모르니까


나는 글을 쓰고, 책을 읽고, 얼굴을 만지고, 산을 오르고, 미싱을 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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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분명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