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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살기

경복궁역에서 놀기



그림 수업을 끝내고

밥을 먹으러 간다.

언니랑 나는 세미 채식을 하고 있고

효효링은 우리를 존중해주는 다양성주의자라서

우리의 먹을거리의 대부분은

건강하거나 떡볶이다.


오늘은 언니작업실 바로 앞에 있는

남도분식.

원래는 조용하고 깔끔한 동네 밥집이었는데

어느날인가 티비에 나와서

유난을 떤 덕분에 유명해져서

근데 다른 유난을 떤 집들은 거품이 다 빠졌지만

이 집만은 그 진가가 인정되어서 

여전히 장사가 잘되고 있다고 한다.

어쨌거나 

언니가 다른 사람들 데려가면 남부끄럽지 않은 밥집이라고 하니까

갔는데

요즘에는 대기줄이 엄청나게 매일 있다고 해서

걱정을 하며

나섰는데


어머 이게 뭐야

운좋게 빈자리가 있다니!

심지어 우리 뒤부터는 줄을 서기 시작해서

정말로 대기를 한다.

근데 다른 집하고 다른 좋은 점은

대기명단에 올려놓으면

순서가 될때 전화를 준다.


요즘 장사 잘되는 가게들은 콧대가 높아져서

불렀는데 없으면 땡!

인데 여기는 착하다.

마음에 든다.


김밥쌈(나는 김밥도 좋아하고 쌈밥도 좋아하니까)

상추튀김(언니의 추천메뉴)

막국수(덥기도 하고 양념이 필요하니까 면메뉴 하나)


를 시키고

나는 모자랄까봐 

김밥 추가할까요를 두번이나 물어봄.

참을성있는 언니랑 효효링은 먹어보고 결정하자고 단호하게 말함. 

흥.






상추쌈은 

그자리에서 튀겨준 따끈한 튀김에 양파들어간간장을 상추에 싸먹는건데

일단 튀김이 따뜻하고 오징어의질이 좋아서 맛있다.

튀김을 쌈에 싸먹는건 의외로 괜찮다.






김밥쌈은 

재료가 얼마 안들어간 김밥을 상추에 싸먹는건데

같이 나온 제육볶음이랑 날치알, 약간의 쌈장을 곁들여 싸먹으면 됨.

제육이 맛있어서 김밥을 보조해주면 맛있는 쌈이 됨.






막국수.

는 보통의 평범한 맛.

이지만 이 안에 뭔가 내가 딱 느껴지는 뭔가 재료하나가 더 들어간거 같은데

세명이서 나눠먹다보니까 조금밖에 안 먹어져서

도저히 뭔지 못찾아냄.


의외로 쌈이라서 그런가 배가 불러서

결국 김밥추가를 하지 못하고

가게를 나옴(효효링이 쐈다)



그리고 30도를 오르내리는 무더위속에서

근처 계곡을 산책함.(후회가 됨)

물이 거의 말라버린 계곡이지만

산책하기엔 좋은 코스야. 경복궁역 근처는 걷기에 너무 좋아.




원래 여기는 시범아파트가 있던 자리였는데

지금은 다 허물고 인왕산이 그대로 시원하게 보인다.

산책을 하다가 인왕산으로 가버리면

돌아오지 못할 지옥의 등산을 하게 되므로 주의.


아파트의 한 벽을 조금 남겨두어서

무분별한 개발의 흔적을 남겨 교훈으로 삼기로 했다고 한다.

콘센트도 보인다.

뻥뚫린 창문으로 보이는 바위랑 풀이 그림액자 같다.

왠지 문화재가 폐허로 남은 그리스에 온 것 같기도 하다(그리스 안가봄)


아파트가 있었을땐 얼마나 답답한 풍경이었을까.

요즘 건물들은 자연하고는 전혀 상관없이 

높게높게만 짓는게 너무 싫어.

특히 한강 주변으로는 다들 낮은 건물이면 좋겠어

좀 멀~~~~~~~~~~~~리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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