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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04.20 육삼의 배신 2
2013. 4. 20. 22:46





고기 좋아한다

너무 좋아한다

고기 좋아한다

고기 맛있다


그런 내가 채식을 한다고 했을때 

다들 웃었다

왜?

정말 고기를 좋아했다니까?

이해한다

나는 육(肉)이라고까지 불렸었으니까






내 사랑 부타나베
참깨 소스에 찍어먹으면
신세계가 펼쳐진다






사실 엄밀히 말하면 나는 채식을 선언한 것이 아니다

고기를 줄이겠다고 다짐한 것이다

고기는 나의 기쁨이요, 

고기는 삶의 희망이요,

우정이고, 빛이고, 진리였던 고기를 떠나보내기로 한다


내가 고기를 먹지 않겠다 다짐한 것은

책 한 권을 읽으면서다

-철학자의 식탁에서 고기가 사라진 이유

책에는 저자가 채식을 하게 된 동기와

다양한 채식의 사례, 그리고 채식을 해야하는 이유에 대해 서술하고 있다.

그가 주장하는 것은

건강의 이유도

종교의 이유도 아닌

윤리적 이유에서의 채식이다.

우리 사회는 너무 많은 고기를 소비하고 있고 그 어마어마한 고기를 소비하게 하기 위해

그리고 값싸게 사람들에게 고기를 공급하기 위해

동물을 비윤리적인 방법으로 사육하고 도살하고 있다는 이야기.

또한 생명을 가진 동물들이 받는 고통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불고기와 당면 버섯

국물에 밥 비벼먹기

으어어







책은 아주 재밌었고

흥미로웠다.

그 이야기들은 평소에 내가 갖고 있던

의문들에 대해

꽤 시원하게 답을 해주었고

내 생각과 정확히 일치했다

나의 결심을 주저없이 실행하도록 해주었다.



그래서 나는,


고기를 줄이기로 하였다.

윤리적 이유로,

또한 너무나 편향적으로 고기만 애정했던  나의 식습관에 건강함을 부여한다는 의미로

나의 아름답게 늙기 프로젝트(이것은 매우 중요하며 장기적이며 다양한 방법으로 조금 게으르게 진행중이다)

의 일환으로 고기줄이기 가 시작되었다.








사랑합니다

숯불돼지갈비

널 잊을 수 없어

니가 그리워






1.새로이 닭고기 소고기 돼지고기를 장보지 않는다

2.집에서 해먹는 음식에는 닭 소 돼지 고기르르 넣지 않는다

3.생선 계란 우유 치즈는 괜찮다

4.여행을 갔을 때는 고기도 괜찮다

5.식당에 가면 자발적 고기메뉴 선택은 하지 않는다

6.메뉴에 고기류 뿐이 없을 때에는 채소 위주로 먹되 고기는 덩어리 기준 2개까지 허용한다

7.고기국물이나 갈은 고기가 들어간 것은 피할 수 없다면 먹어도 좋다

8.탄산음료 과일주스 등을 자제한다

9.라면은 줄이되 필요할 경우 콩나물 등을 넣어 면보다 채소섭취를 높이고 남은 국물은 먹지 않는다

10.커피는 허용함

11.식재료 선택의 자율성과 다양성을 인정하고 예외 상황에도 관대할 것

12.햄버거는 일절 먹지 않는다

13.김밥 속 햄은 인정한다



물론 

아직 일부 친구들은 비웃는다.

나 또한 좋아하는 고기 메뉴들 앞에서

망설이기도 하고 

요녀석이 먹는 만두를 참지 못해 집어먹기도 하고

누가 나에게 

강력한 유혹을 해서 어쩔 수 없이 고기를 먹는 기회가 있길...하고 바라기도 한다.

고백하자면 나는 지난주 금요일에 참고참았던 통닭을 먹었다.

하지만 내가 결정했고, 후회는 없다.

나는 성자도 아니고 채식주의자도 아니니까.

나에게 묶일 필요도 없다






안녕

파불고기야

요즘은 어떻게 지내니

요즘은 니가 제일 보고 싶단다

내 마음 들리니?





채식주의자들이 고기를 조금이라도 먹을라치면

손가락질하며 거봐 안된다니까? 

하는 사람들이 많다.

채식을 하는 사람들을 유별나게 보며 

비웃는 사람도 많다


그들에겐 그럴 권리가 없다


나 채식주의자거든, 고기는 꺼져줄래 제발

이라는 태도로  같이 식사를 하는 사람들을 불편하게 하고,

왜 자신을 배려하지 않고 식당을 고르냐는 둥 유난을 떠는 사람도 있다.


그들은 육식을 혐오할 권리가 없다


또한

처음의 강력한 의지와 다르게 채식을 중도 포기해버리는 사람도 있다.


이들도 비난받을 이유가 없다



우리나라는 아직 채식메뉴가 있는 곳을 찾아보기 힘들다

또한 나도 아직 완벽하게 고기를 끊기는 어렵다

하지만

고기 소비를 줄이는 것이 

환경을 위해 생명의 존엄성을 위해 매우 가치있는 실천이라는 생각은 확고하며

많은 사람들이 그것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고

생각 뿐이 아니라 함께 해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다.



























요즘 채식의 역습인가? 반란인가?

뭐 그런식으로 채식을 반박하는 책들도 많이 나온 걸로 알고 있다.

사람들은 자기가 좋아하는 것만 보려고 하는 법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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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분명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