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9. 9. 13:30

오래전부터 생각하던게 있는데 방금 또 마트 화장실을 갔다오면서 생각이 난 게 있어. 공중화장실을 가보면 여자화장실이 대부분 남자화장실보다 안쪽에 위치하거든. 대체 이유가 몰까

-어 그래? 난 몰랐어. 별로 생각해보지 않았던 부분인데. 

95%이상의 경우로 그래. 늘 생각하고 있던 거니까 화장실을 갈 때마다 살펴보는 부분인데 항상 그런거 같아. 

이 위치 설정 기준에 대해 생각해보면 두가지 생각해볼거리가 나오거든. 하나는 여자들이 좀 더 숨기고 싶어한다는 혹은, 숨겨야 한다고 생각했다는 거야. 또 한가지는 범죄 위험에의 노출과 예방이야. 근데 그 두가지 이유에 따른 결론이 서로 상충하거든. 근데 일단 전자에 무게가 실렸기 때문에 결론적으로 화장실 배치가 이렇게 된거겠지. 

-둘다 그럴 듯한 이유네. 근데 정말 그렇게나 압도적으로 수치가 그런거야? 

사실 95%라고 한 것도 내가 가보지 않은 많은 화장실들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보수적으로 잡은거고, 실은 내 경험으로만 따진다면 98% 이상이 그래. 나머지 2%는 내 기억 저편 어딘가에 있을 예외의 경우를 두고 정한거고. 실제 직관적인 수치는 99.9%에 가까워. 

범죄에 노출될 위험은 여성들이 훨씬 높은데 화장실이 안쪽에 있는 건 말이 안된다고 생각해. 혹시나 그런일이 벌어졌을 때 입구 쪽에 위치하는 편이 도망가거나 도움을 요청하기에도 용이하고, 범죄가 일어날 경우까지 생각할 필요도 없이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곳 더 가까이에 위치하는 것만으로도 꽤 예방효과를 가질거야. 그런데도 여자화장실은 늘 안쪽에 있지. 

그리고 구조상 노출되기 더 싫어하는 형태의 변기는 남자쪽이지 않나? 오빠도 그때 소변기가 밖에서 보이는 게 싫다고 했잖아. 

-맞아. 남자변기는 오픈되어 있고 밖에서 다 보여. 나는 그래서 화장실 입구 문을 꼭 닫거나 아니면 밖에서 안 보이는 소변기 쪽에 자리를 잡아 . 근데 그렇게나 압도적이라면 혹시 건축학 적으로 다른 이유가 있는 건 아닐까. 전문가들의 어떤 데이터라거나 설계 기준 같은 거.


(관련 웹 검색중)


위치 관련한 데이터나 법률이야기는 없고, 역시 여자들이 '숨기고 싶어할' 것이란 이유로 그렇게 되었다는 글이 있네. 정말 말도 안돼. 다른 무엇보다 안전이 최우선되어야 하는거 아닌가. 어째서 부끄러움이 안전보다 우선순위에 배정되는 거지. 정말로 노출되는 것이 문제라면 웨스턴 스타일의 문을 다는 방법도 있고 내부 파티션이나 가림막 같은걸 설치한다거나 하는 방법으로도 해결될 수 있잖아.. 어렵지도 않고 비용이 많이 들지도 않는데. 그러면 안전과 노출 둘다 잡을 수가 있어.

-이게 여성 차별에 해당할까? 여자들의 화장실은 숨겨야 한다. 하는 것이.

아니 여성을 차별을 해서 구석에 몰아넣거나 한게 아니라 보수적인 관습이나 편견에 따른 거일 거고, 대신 그건 여성혐오에 해당할 수 있지. 여성의 성은 숨겨야할 존재, 부끄러움을 가져야 하는 대상들로 인식되는 구닥다리 개꼰대 관습인거 같아. 생리대를 까만 봉지에 담아주는 것처럼. 





Posted by 분명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