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6. 26. 12:29

- 사람들이 해외 여행을 가서 올린 글들을 보면 한국사람이 많다는 이야기를 하잖아. 그건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을까

뉘앙스에 따라 다양한 뜻을 담고 있는 것 같아. 좋은 거일 수도 있고 정말 그냥 그대로 사실 전달 외에 이상도 이하도 아닌 경우도 있고, 해외여행을 가는 목적 중에 '낯선' 곳에 가서 '낯선' 사람이 되는 것을 원하는 사람들이 있잖아. 그들에겐 그곳에 한국사람이 있는 것이 목적과 맞지 않는 것이고 그래서 싫을 수도 있지. 

- 나쁜 의미로 글을 올리는 사람도 많은 거 같아. 

맞아. 일종의 사대주의 같은 거. 서양사람들의 픽이 옳다. 서양사람들의 취향이 더 고급스럽다. 그러면서 그 안에서 우쭐하는거지. 우월감. 좀 구린 거 같애.  

- 최근에 본 어떤 글은 굉장히 그런 의미가 강해서 보기가 좋지 않았어. 

나도 봤던 글인 것 같네. 근데 다른 사람의 어떤 글은 정말 한국 사람이 많구나 하는 정보 전달 외엔 다른 의도가 없어 보였어.

- 그런 글들은 보면 의도가 어떤건지 알 수 있는 거 같아. 아무렇지 않은 척 써도 글에서 딱 의도가 읽혀. 물론 실제와는 다를 수 있겠지만

구글 플레이스 리뷰를 봐도 부정적인 의미로 '한국사람많아요' '한국인맛집' 이에요. 하는 것들이 정말 많아. 근데 이게 우리나라 사람들만의 특징일까. 외국인들, 특히 서양인들도 같은 생각을 할까. 영어권 사람들은 같은 언어를 쓰니까 자기나라 사람인걸 알아보기 어려울까. 아니면 딱 알까. 그리고 그것이 싫을까. 어떤 감정이 있을까.

- 글쎄.. 왜들 여행지에서 같은 한국 사람을 만나는 것에 거부감을 가질까

그런 것도 있는 것 같아. 완전히 타인이 되고 싶은데 한국에서 겪은 지나친 참견, 오지랖들에서 벗어나고 싶은데 내 말과 생각이 읽히는 기분, 그것이 싫은 거 아닐까. 여행의 집중력을 흐트려뜨리는 것 같아.

- 나는 사실 한국인이 있건 없건 상관없어. 아 한국 사람 있구나. 하는 생각에서 끝이야. 있으면 있는대로 유명한 곳이군. 없으면 없는대로 낯선 느낌이 좋아.

나는 타인의 시선과 생각을 의식하게 되는것 같아. 우리나라 사람들인 것만 같은 느낌이어도 흘끗흘끗 쳐다보고 왠지 내 얘기에 귀 기울이고 있는 것 같고, 그런 느낌은 정말 싫어. 근데 웃긴 건 싫기도 하면서 또 안 싫기도 해. 얼마전 도이수텝에서 마주쳤던 한국인들 같은 경우에도 모두가 곤란을 겪고 있는 상황이었잖아. 그때 '오지마라 오지마라 아 저 사람들이 우리한테 아무것도 안 물어봤으면 좋겠다.' 하면서도 '먼저 말을 걸까, 내가 가진 정보를 나눠줘야지, 도와줘야지' 하는 생각이 동시에 들었거든. 사람을 만나는 거에 대한 피로감을 느끼고 동시에 친숙함에서 오는 유대나 즐거움을 기대하는 거 같애.

- 그리고 또 여기 중국인 관광객 정말 많다. 라는 글들도 있자나

그런 거 너무 싫어. 완전 혐오발언이야

-하지만 중국관광객들이 많아서 시끄럽다. 혼잡하다 그런거 아닐까. 실제로 있는 상황을 쓴 거잖아.

물론 나도 그런 경험을 해봤지만, 그렇다고 그런식으로 특정나라를 언급해서 이야기하는 것은 안된다고 생각해. 그리고 그런 리뷰를 할때 특정 나라에 대한 언급을 하지 않으려고 무척 노력해. '여기 단체관광객이 많아서 시끄럽다' 거나 '무례한 관광객이 있었다' 라는 식으로 해야지 그 나라 사람에 대한 편견을 가지게 하는 섣부른 일반화, 대상 지칭은 절대 해서는 안 될 것 같아. 실제로 많은 미국이나 프랑스 사람들이 시끄럽게 하는 경우도 많이 겪었잖아. 그렇다고 그걸 그런식으로 비하하는 뉘앙스로 리뷰를 하진 않아. 애초에 중국에 대한 혐오나 무시하는 생각이 포함된 거야. 내가 싫은건 '무례함' 이나 '소란,소음'이지 특정 나라 사람인게 아니잖아. 불필요한 정보야. 

 

 


 

Posted by 분명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