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9. 5. 22:30

 네번째 가는 제주도

 

처음은 스쿠터로 제주도 반시계 방향 돌기를 했다. 잠은 매일 다른 게스트 하우스에서 잤고 비가 왔다 그쳤다 하는 와중에도 스쿠터 특성상 제주도 구석구석을 볼 수 있어 좋았다.

두번째는 서귀포 쪽 대명리조트에 묵으면서 편안하게 렌트해서 식도락 여행을 했고 

세번째도 두번째의 리조트 기억이 좋아 같은 곳에 머물면서 계획없이 드문드문 돌아다녔다.

지난 번 제주도를 다녀가면서 '아 당분간 제주도 올 일은 없겠다' 하고 얘기했는데, 다시 생각나는 제주도. 끊을 수 없는 제주도. 특가항공이 뜨자마자 황급히 (2달전에) 예약하고 결국 특가도 아닌 가격으로 예약을 하고야 말았다.

 

그치만 이번엔 뭔가 깊숙한 제주, 고요한 제주, 여유있는 여행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제주도 돌집 같은데서 현지인 같은 닉김을 내고 싶다 하는 생각이 들어서 에어비앤비에서 숙소를 예약했다. 차로 다니는 대신 동네 구경이나 숙소앞에서 낚시나 해수욕장을 즉흥적으로 하기 좋은 위치로 골랐다. 

월정리.

 

 

몇번의 제주도 여행에서 절실하게 깨달은 바가 있다.

제주도는 생각보다 매우 큰 곳이며, 

하나의 도시가 아닌 제주'도'인만큼 매우 큰 땅덩어리라는 것이다. 

사람들은, 아니 우리는 제주도여행을 짤 때 일정에 늘상 이것저것을 가능한 많은 것을 끼워넣으려고 하지만 

사실 제주시에서 서귀포시의 직선거리만 해도 어마어마하고 동에서 서로 이동하려면 80킬로 이상을 달려야 할 수도 있다.

 서울 -대전 - 원주 를 오가는 당일 일정을 계획하는 꼴이야. 침착해야 한다.

제주를 한방에 다 볼거라는 생각은 접어두셔요. 

 

 게다가 이곳은 밤에도 번쩍번쩍한 서울이 아니다.

해가 지면 캄캄하고 섬전체는 고요에 빠진다. 

도로는 제한 속도가 80이 안되는 곳도 많고, 산길은 구불구불하고 어두워 더욱 천천히 조심해서 다녀야 한다.

욕심 부리지 말자. 

제주도를 딱 열십자로 잘라 4군데 중 하나만 파고 들자. 그것만 해도 많다. 그것만 해도 크다. 

그리고 의외로 이 곳은 동네마다 다른 분위기가 나는 , 깊게 들여다 보면 더 재밌는 섬이다. 

 

하지만 늘,

계획과 실제는 다르지.

우리는 매일 차로 이동을 했고, 동네를 느긋하게 돌아다닌 것은

도합해야 반나절도 되지 못하는 것 같다. 

마지막 날 동네를 돌아보다가 가보고 싶은 많은 카페와 식당을 발견하곤 많이 아쉬웠다. 아 하루가 부족해... 딱 하루만 더.. ㅠㅠ

이놈의 조급증.

욕심.

그렇지만 이번에도 잘 다녀왔다고 생각한다.

되도록이면 북,동방향 외에는 벗어나지 않으려고 노력했지만

단 한번 서귀포 왕복을 하면서 뼈저리게 다짐을 했다. 이건 아니야. 

그리고 다음번엔 더더더 깊숙이 천천히 느긋하게 다녀오고 싶다고 (또) 생각한다.

 

 

우리의 행보 (핑크는 숙소있는 동네)

 

1일차 (목)

7시 비행기/ 연착하여 9시반 도착 후 렌트카 수령(비가 몹시 옴) - 명진전복에서 전복돌솥밥 - 비어라운드 당근주스,당근와플  - 김영갑갤러리 두모악 - 숙소에 짐풀기 - 노을보며 드라이브 - 인손에서 참치,딱새우, 떡볶이 

2일차 (금)

아침 동네 산책 - 카페 깃든 인도식 브런치 - 풍림다방 - 촌촌해녀촌 회국수 - 자보카 게스트하우스카페 커피 - 월정리 로와 당근주스 - 오저여에서 광어 낚시 - 뽈살집 가려했으나 대기많아서 올레시장에서 통닭 사서 되돌아옴(최고 후회) - 숙소에서 통닭에 맥주

3일차 (토)

월정 모래비카페에서 커피 - 월정 배롱개에서 고기국수 - 오빠는낚시/ 나는 옥상에서 독서 - 월정 바다 수영 - 돈사돈 - 종달 모뉴에트 커피와 디저트 - 더콘테나 - 푸른밤소주 코스모스 구경 시도 실패 (비가 많이 와서 코스모스가 없대ㅠㅠ) - 제주 동문시장 야시장에서 멘보샤 

 4일차 (일)

숙소 옥상 모닝커피 - 선흘곶 - 선흘 동백동산 - 김녕 커피하우스 - 월정 빵집 - 월정 팟타이만 - 월정 너는파라다이스길리 당근주스 - 마지막밤 

5일차 (월)

11시 비행기이나 폭우로 8시반에 숙소 나섬 , 아침 차량정체 , 렌트카반납 후 공항 도착 10시

 

 

 

이중 어떤 걸 따로 포스팅할지는 생각해 봐야겠다

 

 

 

 

 

 

 

 

 

 

 

Posted by 분명히
2019. 9. 5. 14:22



팟캐스트 시스터후드에서 추천하는 걸 듣고

보기 시작했다

1.2편에서는 그레이스의 어린시절(살인 이전의) 하녀일을 할때 만난 메리와

관련된 이야기가 주를 이루었다.

주인공의 인상이 상냥하거나 섹시하거나 하는 이미지가 아니라

강하고 날카롭게 생긴 것이 매우 마음에 든다.

여지껏 드라마에서 만나기 어려운 외모라고 생각한다. 

묘하게도 순진한 모습을 하고 있지만 

이면에 다른 무언가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느낌과

그것은 편견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동시에 드는 얼굴이다. 

' 불행한 여자의 살아온 이야기' 를 다루는

콘텐츠를 싫어하기 때문에 장벽이 좀 있지만 

추천을 한 데에는 이유가 있을 거라 생각하고 계속 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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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분명히
2019. 9. 5. 12:43

1. 원치 않는 것은 받지 마라

2. 버리는거나 남에게 주는것에 대해 죄책감을 느끼지 마라

3. 욕실이나 화장대에 화장품 회사에서 나온 견본품들을 모아 놓지 마라

4. 집이 불에 타버렸다고 상상하고, 다시 살만한 것이 무엇인지 목록을 만들어라

5. 다시 사지 않을 것들은 (지금 살림중에서) 끌어내라

 

6. 좋아하지만 전혀 쓰지 않는 것들은 사진을 찍어라 그리고 갖다 버려라

7. 내가 사용했던 것인지 생각해보고, 의심이 들면 던져버려라

8. 일년에 번도 쓰지 않았던 것은 버려라

9. 항상 <나는 중요하지 않은 것은 갖고 싶지 않다>라고 기억하라

10. 적음이 항상 나음을 현실속에서 실현하라

 

11. 필요와 욕구를 구별하라

12. 필요하다라고 생각하는 없이 얼마나 견딜수 있는지 세어봐라

13. 물질적인 것들은 최대한 없애라

14. 치워야 것들을 정리하지 마라

15. 단순함' 우리가 사랑하는 것들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이상 우리의 행복을 방해하고,

     도움이 되지 않는 것들을 없애는 것이다.

 

16. 대체할 없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17. 가지고 있고 싶은 것들의 갯수를 정하라(수저, 신발, 수건...)

18. 각각의 물건에게 각자의 자리를 정해주어라

19. 상자, 비닐봉지들, 병들을 쌓아 놓지 말아라

20. 쓰는 , 장갑 등은 2개를 초과하지 않도록 하라

 

21. 자리를 잃고 헤매는 중요한 서류들, 문방구 용품들, 건전지들, 영수증들, 교통카드들, 디스켓들,.  CD들을

     모으기위한 장치를 미리 계획해라

22. 방을 점검하라 : 물건이 없을 수록 먼지가 탄다

23. 항상 '내가 저걸 가지고 있지?'라고 질문해라

24. 도둑이 들어도 아무것도 가져갈 것이 없도록 해라

25. 과거의 잘못된 구입의 죄수가 되지 말고, 그냥 버려라

 

26. 지금 소유하고 있는 모든 것들의 목록을 만드는 것을 즐겨라. 불가능한가?

27. 벌써 버린 것들에 대한 목록 또한 작성하라, 후회하고 있는가?

28. 삶의 웰빙을 위해 당신을 귀찮게 하는 모든 것들을 버려라, 추억이 있는 것이라 할지라도..

29. 최고의 것으로 가진 것을 바꾸는 것에 대해 망설이지 마라, 만족하게 것이다.

 

30. 절대로 차선책을 받아들이지 말라, 당신의 주위에 있는 각각의 요소들이 완벽에 가까워질수록,

     당신에게 평온함을 가져다 것이다

31. 주머니에 돈이 있을 때에만 물건을 사라

32. 변화는 집을 항상 생기있게 한다

33. 이전부터 좋은 품질을 증명해온 전통적인 물건들을 신뢰하라

34. 이상 정리할 것이 없도록 하는 방식으로 항상 정리하고 살아라, , 버려라

35. 당신 활동의 가짓수를 줄여라

 

36. 새로 가지게 되는 것들은 항상 크기가 작고, 무게가 가볍고, 부피가 작은 것으로 선택하라

37. (유효성이 의심스러운)새롭고, 신기한 도구들... 갖다 버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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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번 국도와 7번국도 동해안을 따라 

드라이브 여행을 하다가 

운명처럼 빨려들어간 묵호항

몇년전에 친구네랑 대게를 먹으러 왔던 기억,

물회가 정말 맛 없었던 기억

엗워드권의 후라이드치킨 포스터가 붙어 있던 기억

을 가진 동네를 다시 찾았다


'오늘 점심은 왠지 허름한 시골 중국집에 가서 자장면을 먹고 싶어'

라는 요녀석의 신내림을 따라

우리는 묵호시내를 구석구석 누비기 시작했다

사람 사는 곳이라면 모름지기 중국집 한 두개야 당연히 있어는 거 아니겠어?

는 뻔한 이야기지만 키워드는 '시골중국집'이다

푸르딩딩 싸구려 플라스틱 그릇과 중국에는 패키지여행으로밖에 가보지 않았을 법한

주방장님이 요리하시는 특별히 내세울 것 없는 평범한 중국집.

어느 방송에도 지역 라디오에도 한번 출연하지 않았을 것 같은 

그런 집을 찾아야 했다.



간지터지는 수건의 데꼬보꼬


휴가철 끝무렵인데도 불구하고

묵호길바닥엔 사람이 거의 없었다.

날은 쨍쨍한데 피서객들은 다 어디에 있는걸까.

그 많(을것같)던 중국집은 어디에 있는 걸까


묵호시장 내에는 칼국수집이 많았다 

아니 칼국수 집 밖에 없었다 ㅋㅋ



묵호사람들은 짜장면 안먹나봐


동네를 몇바퀴를 돌았는데 

아무리 봐도 없는 중화요리집

 포기하려고 고개를 돌린 그 곳에

주차장으로 돌아가는 길에서, 

보고야 말았다. 단호하게 쓰여진 입간판 '냉면'

알다시피 냉면 써 있으면 냉면집 아니고 중국집임



입장합니다

해동반점


힙터지는 주방

여2남1 세분이 일하고 계셨고 홀에는 손님 한분이 식사중.

세상에 묵호사람들 전부 샤이자장이스트였던 것이다

고요한 시내길바닥이 무색하게 바빠죽는 주방 좀 보소.

화구 위에는 갓 튀겨진 탕슉고기 한다발에 김이 모락모락 나고 남자주방장님이 부채실로 빠르게 열기를 식히는 중이었다.

앗. 그렇다면 럭키. 

여기 탕슉1 자장면1 주세요


탕슉은 안된대 ㅠㅠ

너무 바빠서 더 튀길 수가 없대.

아니 그럼 저건요.. 전부 배달나가야 한대 

저 많은걸 다요? ㅠㅠ 그러면.. 잡채밥 주세요

안된대 ㅠㅠ

너무 바빠서 할 수가 없대.

그럼 자장1 볶 1 주세요 (또륵, 밥먹고 싶다니까 볶음밥만 된다 하심)



이 문은 화장실 아니고 가게 입구임.

건물 계단을 올라 2층에 올라서면 저렇게 시멘트+타일 세면대가 

정면에 떡 버티고 있다

이걸 원했나 요녀석. 



좋은 건 한번 더 보자

노란 바가지라니 

일부러 갖다놓은 것 같은 칼라조합니다



홀인테리어는 의미 없다 그냥 창고와 겸하도록 하자

실용성에 무게를 둔 매장내부

세월이 느껴진다.

맛이 . 있을 것만. 같다.



 자장면

흔히 보던 떡진 면발이 아니다. 막 삶았다.

시판 춘장을 쓰시는 듯 했는데 시판 맛이 아니라 진짜 맛있다. 

뭐..뭐지?



미리 해놧다가 데워서 나온 듯 한 안 뜨거운 볶음밥

 불맛 나고 맛있다. 고설고슬한 볶음밥 기본을 그대로 지킨 볶음밥임

뭐지?

그리고 저 짬뽕국물...

아. 내가 왜 짬뽕 안 시켰지 ㅠㅠ

대게의 묵호항 답게 국물에서 게맛이 엄청 났단 말이야

그냥 대충 짬뽕꾺물 아니라 이 말이야

정말 맛있지 말입니다.



남자 사장님은 포장에 배달을 나가느라 계속 분주하셨고

여자사장님 두분은 요리하면서 걸려온 전화를 받고 배달포장까지 하느라 매장은 완전 정신이 없었다.

그리고 태어날 때 부터 볶음밥만 생각해온 것처럼 

문을 다 열리기도 전에 '볶음밥 하나요!' 하고 외치며 걸어들어온 손님까지


이곳은 

맛,분위기 모두가 저세상간지의 

중국집이었고,


우리는 매우 만족하며 

묵호를 떠났다는 

그런 이야기.






끄읕.






아참.

기름 쩐내 나는 찹쌀도나스와 인테리어만 이쁘고 구린서비스에 커피 맛없는 어떤 카페는

묻어두고 좋은 추억만 간직하겠습니다










Posted by 분명히